헌 옷 수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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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혜 련
한숲아파트 102동 앞
시커먼 물체가 구토를 하고 있다
취객이거니 하고 103동 쪽으로 돌아가려니
생살 찢는 듯한 신음소리
발길을 붙잡는다
얼마나 깊은 상처기에
저토록 신음소리조차 아픈가 싶어
한 발자국 한 발자국
조심스레 다가가니
반쯤 벗겨진 저고리 추스르며
그 여자 울고 있다
발치엔 벗겨진 속옷이며 치마며
어지러이 흩어져 있고
산발한 머리 위로
낡은 옷가지들이 스토커처럼 걸터앉아 있다
평생 새 옷이라곤 구경도 못하고
눈보라 비바람 폭염 다 참으며
오직 한 자리만 지켰거늘
누군가 오줌을 갈기고 간다
끈적이는 살의로 몸이 떨리지만
평생 뭇 사내의 정액받이로 늙어야 하는 창녀처럼
낡은 옷가질 거부할 수 없는
헌 옷 수거함으로 끝내 살아남아야 한다.
댓글목록
김혜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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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여백 동인님들, 설명절 잘 보내셨는지요? 보내주신 시사문단 2월호와 한 권의 시집, 한 권의 수필집 행복한 마음으로 잘 받아서 3권 다 읽어보았답니다. 정말 가슴이 따뜻해졌고 그 분들이 존경스럽게 느껴졌고 그 분들처럼 열심히 글을 써야되겠다는 마음 다시 한 번 다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특히나 이번에 아무런 발송사고 없이 시사문단을 받아보게 되어 참으로 행복했답니다. 감사합니다.
강현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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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핵가족이다 보니 아이들도 한두명씩이라
낡아서 버리는 의류보다는 유행이 지나서 버리는 의류가 많드라구요.
어릴땐 외투도 곧바로 못 물려받고 세번에 걸쳐서야 기다렸다 입을수 있었는데.
시인님의 고운 맘, 머물다 갑니다.
김성재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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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이 좋군요.
즐감했습니다.
건필하세요, 시인님.
금동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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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옷도 좋은일에 써 진다고 하더군요
외화수입 좋은데 보내는등 ,,, 버릴게 없다네요
이은영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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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일까.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 걸까...
잠시 고민에 빠졌다 갑니다. ^*
김혜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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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분 님, 김성재 님, 금동건 님, 이은영 님, 댓글 달아주셔서 황송스럽고 고맙습니다. 요즘 학년말이라 정신없이 바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