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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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1,152회 작성일 2007-04-07 15:43본문
월 경
강연옥
원형질 살점들의 통증
지난 겨울 욕망의 잉여물이 몸속에 갇힌 채
생리불순 대추나무는 겨울 내내 가지가 뒤틀렸지요
4월 새벽 숲에서 풋풋한 비린내가 불어옵니다
깊은 뿌리 속에서 체액에 젖은 낭창한 살들
마른 몸살을 하던 대추나무 가지 끝 연한 잎사귀가
바람의 통로를 열고 있습니다
나무의 몸속엔 아직 마르지 않은 강물이 흐르고
흐르는 시간 속으로 낯선 사내가 보입니다
4월 한 달 동안
잎사귀들은 서른 번의 키스를 하고, 서른 번 떨었습니다
새들은 가지에 한 번 앉으면, 꼭 한 번 날아갑니다
햇살은 열두 번도 더 내리쬐고, 열두 번도 더 반사됩니다
여섯 번의 섹스를 하였고, 여섯 번의 오르가슴을 느꼈답니다
비움과 채움의 피스톤 운동은 원점으로 돌아오는 원처럼
수치들을 상쇄하며, 욕망은 나이를 먹지 않습니다
그래서 욕망은 늘 싱싱합니다
(행복은 불행한 자들만이 만들 수 있다던가요)
깊은 겨울 얼어붙은 사랑도 서럽디 서럽다가
봄이 오면 생살로 녹아 흘러 꽃망울이 맺히겠지요
쏟아낸다는 것은 채워진다는 것의 전제조건임을 깨닫는 사이
한 해 동안 딱 한 번 꽃이 피어나 열매가 달릴 것이고
딱 한 번 꽃이 지고 열매는 떨어질 것입니다
강연옥
원형질 살점들의 통증
지난 겨울 욕망의 잉여물이 몸속에 갇힌 채
생리불순 대추나무는 겨울 내내 가지가 뒤틀렸지요
4월 새벽 숲에서 풋풋한 비린내가 불어옵니다
깊은 뿌리 속에서 체액에 젖은 낭창한 살들
마른 몸살을 하던 대추나무 가지 끝 연한 잎사귀가
바람의 통로를 열고 있습니다
나무의 몸속엔 아직 마르지 않은 강물이 흐르고
흐르는 시간 속으로 낯선 사내가 보입니다
4월 한 달 동안
잎사귀들은 서른 번의 키스를 하고, 서른 번 떨었습니다
새들은 가지에 한 번 앉으면, 꼭 한 번 날아갑니다
햇살은 열두 번도 더 내리쬐고, 열두 번도 더 반사됩니다
여섯 번의 섹스를 하였고, 여섯 번의 오르가슴을 느꼈답니다
비움과 채움의 피스톤 운동은 원점으로 돌아오는 원처럼
수치들을 상쇄하며, 욕망은 나이를 먹지 않습니다
그래서 욕망은 늘 싱싱합니다
(행복은 불행한 자들만이 만들 수 있다던가요)
깊은 겨울 얼어붙은 사랑도 서럽디 서럽다가
봄이 오면 생살로 녹아 흘러 꽃망울이 맺히겠지요
쏟아낸다는 것은 채워진다는 것의 전제조건임을 깨닫는 사이
한 해 동안 딱 한 번 꽃이 피어나 열매가 달릴 것이고
딱 한 번 꽃이 지고 열매는 떨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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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현길님의 댓글
김현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강연옥 시인님 잘 계시지요.
제주의 봄은 육지 어느곳 보다 빠르니까요.
4월입니다. 저도 흐르는 시간속으로 낯선 여자가 보일런지.
딱 한 번만 말입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요.
우영애님의 댓글
우영애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운글에 머물어 봅니다
4월 한 달 동안
잎사귀들은 서른 번의 키스를 하고, 서른 번 떨었습니다
새들은 가지에 한 번 앉으면, 꼭 한 번 날아갑니다
가슴으로 스며오네요 감사드립니다.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4월의 월경은 여름 가을 겨울 나기위함이 아닐까요
주신글 이쁘게 감상 했습니다
朴明春님의 댓글
朴明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잔인한 4월인가
신록을 꿈꾸는 4월인가
월경이 이렇게 변화를 재촉합니다
아름다운 월경입니다.
향기나는 봄이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