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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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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오형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1,072회 작성일 2006-12-31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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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승리

글/오형록


날씨가 추워져 하우스 이곳저곳 바람이 들어올 만한 구멍을 막고 부직포를 치며 열풍기를 점검하는 등 월동준비에 박차를 가하다 날이 저물어 일을 종료하고 나오던 중 감자기 온몸에 통증이 엄습했다, 그러나 갑자기 닥친 추위로 월동 준비가 너무나 급했기에 다음날 병원을 찾지 않고 토마토 작업과 월동 준비를 병행했는데 이튿날 자리에서 일어설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해남 터미널 부근의 한의원을 찾았다. 이곳은 애들 엄마가 몸이 아프면 가끔 들려 치료하던 곳이었다. 아침 8시 진료 접수를 하고 기다리는 시간 고통에 일그러진 얼굴이 수없이 울그락 푸르락 응접실 불빛 아래 작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한없이 흔들리며 가식적으로 신문을 보고 있을 때 간호사가 내 이름을 불렀다.

네, 짧은 대답과 동시에 진료실에 들어서며 의사 앞에 앉았다, 잠시 병세를 설명하자 이곳저곳을 점검하며 팔을 올리자 신음이 저절로 나왔고 증세가 매우 심하다고 말하며 간호사를 시켜 침구 실로 안내하였다, 아픈 곳을 찜질하며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저만치 두 개의 목발에 의지한 의사가 어렵사리 다가와 아픈 등에 작은 바늘집을 내자 간호사가 부황기를 붙여 사혈을 뽑아내자 의사는 침을 놓기 시작했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침 20여 개가 내 작은 신음에 아랑곳 없이 거침없이 육신을 파고 들었고 마침내 침 끝에 의료용 전기가 연결되어 부르르 삭신이 전율하기 시작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노심초사 경계했던 침이 뽑히고 다시 전기 지압기가 가동되었다.

다음날 아침 8시10분 다시 한의원에 접수를 하고 기다리는 시간 오늘 다소 호전된 상태라 주위를 둘러보니 이 한의원 원장님의 의료 자격증과 상패가 주르륵 한눈에 들어왔다, 두 다리가 없어 어쩌면 사람 왕래가 빈번한 길 모퉁이에 앵벌이를 연상할 만큼 어려운 신체조건인데 아침 8시에 출근하여 아픈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에 그만 코끝이 찡해왔다.

원장님도 지난 시절 세상 누구보다 좌절과 실의에 수없이 지옥의 문턱을 왕래하였으리라. 신음하는 환자에게 밝은 미소로 희망과 용기를 복 돋으며 성심을 다하는 모습을 눈여겨 바라보았다. 단 한 번의 망설임 없이 척척 구전과 더불어 시술하는 원장님이 한없이 우러러 보였고 더한층 믿음을 갖게 되었다.

5명의 간호사와 더불어 평생을 기약한 제2의 허준, 원장선생님은 시기와 질투 온갖 욕망으로 얼룩진 우리 사회에 희망의 별이요 위대한 인간 승리이며 사회의 본보기가 아닐 수 없다, 세 번째 병원을 찾던 날 나는 일거수일투족 원장님을 주시하며 고단할 법도 한데 단 한시의 시간도 아껴 진료하는 원장님께 마음속으로 힘찬 박수를 보냈다.

각박한 세파에 시달려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에 급급한 세상에 이렇게 자신을 내던져 환자들을 내 몸과 같이 돌보는 원장선생님처럼 나도 무엇인가 남들에게 베풀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2006년 12월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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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장윤숙님의 댓글

장윤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상에는 참 고마운 분들이 많아요..
그 분들을 존경하며 작은 것이라도 내가 누군가의 도움이 될 수잇는 일들이 없나 사펴 봐야 겠어요  올려주신  한의원 원장 선생님 참으로 존경 스럽습니다.
새해엔 더욱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한 사람들이 웃음가득한 한해를 보냈음하고 기대해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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