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이별의 낙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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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가을은 이별의 낙서장이다.
박 란 경
산은 멀리 달아 날 것이다
짙은 수음의 책임
물을 새도 없이
기어코 풍성하던 잎사귀
말초신경 세포까지 홧홧 타오르며
멀리 산속으로
길 위에 길
두 고랑 쯤 풀어
달아났던 그것들
암 고라니 두어 마리, 낙타 서너 마리, 벌건 눈의 토끼 다소 몇 마리
그러나 얌체족은 아니지
황급히 즐기다 뿌린 씨앗의 즙
들판은 구절초, 쑥부쟁이
아무것에나 둘러붙는
그 도둑놈 씨 배불려 놓았다
포도즙 노을 미친 듯 흘러가고
그녀 제일 루 아픈 가슴 한복판에
눈꽃 같은 그런 사랑마저
검은 동공끝점
깊숙이 문신을 새겼다
어둠은 시작도 않았는데
깊은 늪 속 청둥오리
암컷 버린
수컷의 황홀한 비열음
허공을 낳았다
겨울은 오질 않은데
찡 하게 얼어버린
눈썹아래 눈물 갈아
얼룩덜룩한 갈잎
발끝에서
바스락거리며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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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영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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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아름다운 풍경이 눈앞에
환상적으로 펼저지내요...
박영춘님의 댓글
박영춘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이제 이 가을도 이별을 남기고 가겠지요
또 다른 계절이 우리에게 다가오겠지요
한 계절을 노래하시는 글
편히 쉬어갑니다
인사드리고 갑니다
고운 시간으로 가득하소서
손근호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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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그 얼마나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지 합니다.
박란경 시인님. 맑은 미소. 뵌지 오래되어 뵙고 싶습니다.
11월에 뵙겠습니다. 10월호 연재작품 잘 읽었습니다.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가을 좀 남았군요
이계절 풍성한 마음
되였으면 합니다
박태원님의 댓글
박태원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가을은 사랑과 이별이 다르고 같게 행하는가 봅니다
소중하지만 흔적없는 허공이 저벅저벅 걸어 갑니다.
건필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