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오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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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그 오월
도정 /오영근
<비틀즈와 레드 제프린의 음악
노르웨이의 숲을 생각나게 하는 사유의 자유
정수리를 찌르는 블러드 스웻 & 티어스의 섹스폰
아카시아의 香과 초여름의 열정
하늘로 쏘아 올리는
무수히 많은 그리움의 화살들
숨어 피우는 담배 한 개피
비 오는 초여름 밤
엠원 소총을 거꾸로 멘 초병.
구멍 난 판초우의(雨衣)속으로
빗물이 스며 카키복이 젖지만
가슴이 젖지만
밤새 비 내려도
그리움은 결코 빗물에 젖지 않는다>.
<초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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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을 정리하며 사진 뒷면에 쓴
빛 바랜 글을 본다.
오월이면 ……
제대를 앞둔 어느 날쯤 이었을까?
무엇이 그렇게도 그리웠을까?
지금 보면 어리디 어린 스므 살……
저것이 오죽했으면 그랬나 싶어서
바랜 사진을 쓰다듬는다.
어릴 적 할머니는 당신이 죽으면 입고 갈 옷이라며
고운 삼베 옷을 꺼내 어루만지곤 하셨다.
어린 눈에도 그
죽음 이라는 것이 성큼 다가와 곁에 있음을 느끼며
휴전선이 가까운 동네어귀
군인들이 쏘는 포 소리에 귀를 막고 구석방으로 가곤했다.
소나무 관솔구멍으로 쏟아지던 저녁 빛
실눈을 뜨면 프리즘처럼 일곱 색갈이 보였다.
천국 이라는 곳에 대한 막연한 생각과
무지개 색을 따라가면 그곳에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다 잠이 들고....
그 해 오월,
할머님이 돌아가셨다.
당신이 그렇게도 아끼던 옷을 곱게 입으시고
아카시아 향을 맡으며 먼 길을 따라 갔던 기억이 새롭다.
아마도 초병의 시절
그 오월에도 할머니와 어머니
그리고 철조망 밖의 모든 사람들을 그리워 했으리라……
이 도시에도
오월이면 아카시아 향이 깊다.
나트륨 등이 켜지기 시작하는 저녁
아스팔트의 열기가 아직 식기도 전
벌써부터 네온 빛이 술 먹기를 권한다.
오늘은 한 잔 해야겠다
아카시아 향처럼 향이 짙은 여주인과
스므살의 초병과 비틀즈,
할머니와 레드 제프린
그리고
천국으로 가는 계단과 철조망……
이런 것들을 오랫동안 기억하기 위해서
07.05.
댓글목록
최승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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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잘 부탁 드립1니다
고운 글 잘 감상하고 갑니다
건강하시고 건필하세요
감사합니다
목원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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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아 향이 짙어 오는
오월에는 시인님의 향긋한 추억이 주마등처럼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엠원 총의 맨 보초에서 할머니의 벳삼옷, 아스팔트위 네온 그림자 길면 친구와
아카시아 향 내는 주막집에 들러 꼬맹이 시절 무지개 찾던 예기로 안주하여 한잔할까...,하시는...,
이월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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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에 대한 갈망과 방황, 그리움과 죽음에까지
시인님의 기억 속의 --그 오월--은
그래도 아름답기만 합니다.
멋진 시, 감상하고 갑니다.
건강하시고 건필하십시오.
현항석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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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바랜 초병의 노트에서 그리움과
할머니에 대한 회상
또 삶과 죽음까지 많은 생각에...
술 한 잔 하고푼 마음에 동감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이순섭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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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추억이 스며들어 오늘 한 잔 해야겠다. 동참하지 못함이 무척 아쉽습니다. 오늘이 가고 새벽 혼자라도 술이 나를 부릅니다.
조용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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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인님 오랜 만 입니다. 일전에 업무차 거제에 왔을때 일정 때문에 소주도 한잔 하지 못하고 혜어진것이 늘 마음에 걸리는 군요. 언제 다시 오실때는 미리 전화주시면 꼭 시간 비워 놓겠습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건필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