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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라는 이름의 선술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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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정재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3건 조회 1,264회 작성일 2008-07-23 15:05

본문

k라는 이름의  선술집에서
                          정 재 철

k라는 이름의  선술집은
어제를 건너온 무사의 이야기로 붐빈다.
걸레질 않은 탁자에 아무렇게나 팽개쳐진 젓가락은
전장처럼 어수선하다.
진이 빠져 말라 삐뚤어진 멸치안주처럼
패잔병이 수두룩하다.
여기서는 어제만을 이야기한다.
아직 되새김질 안은 한 움큼 안주를 소화시키기 위해
두고두고 어제를 말한다.
여기서는 누구 하나 내일을 말하지 않는다.
눈 딱 감고 마셔버린 탁주 한 잔이 내장을 내려 갈 때까지
늙은 여인네의 유행가가 끝날 때까지
우리는 내일이라는 금기를 말하지 않는데 익숙하다.
어제도 받아 들었던 대포 잔에 낀 손때처럼
지워지지 않는 어제만을 두고두고 이야기한다.
내 삶처럼 이리저리 찌그러진 주전자 밑바닥엔
아직 두 세잔은 넉넉히 잠자고 있다.
하지만 마지막 잔은 남겨두어야 한다.
밑바닥을 보인 술잔을 보면 그저 그런 영화의 마지막처럼
일어서야 하기 때문이다.
k 선술집에는 어제만을 이야기하는 무사들이
내일도 오늘처럼 어제를 이야기 한다.
추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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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은영님의 댓글

이은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추억할 어제마저 없었더라면
그들은 지금 현재를 어떻게 견뎌낼 수 있었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래서 소중한 어제겠지요.
패잔병인 또 하나의 제가 여기 이렇게 서성이다 갑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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