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 타는 노을이 죽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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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초입의 저녁 노을이 죽고 싶도록 아름답다.
문득,
젊은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름다운 것, 좋은 것을 보며
죽여준다는
혹은 죽인다고 하는……
여벌이 없는 것이 목숨 이므로
하나뿐인 목숨과 바꾸어도 좋을…… 목숨과도 바꿀 수 있을 만큼 아름답다는
아니면 곧 죽어도 한이 없을 정도로 좋다는 뜻이라는 것.
암튼 죽고 싶도록 아름다운 저녁 노을이다.
나는 죽여주는 저녁노을을 보면서
술을 한 잔 먹기로 하였다.
혹시 아는가?
정말로 죽을 용기라도 생길지?
아름다운 노을을 바라보다 느닷없이 노을 속에 몸을 날렸다고
누군가 증언이라도 해 줄지?
그리하면 나를 아는 사람들은 최소한 나를 미워 하지는 않을 것 아닌가......
감당하지 못하는 슬픔이나 기쁨, 혹은
말로는 설명할 길이 없을 때..
혼자서 술을 먹곤 하였다.
혼자 먹는 술을 두고서 집사람은 항상 내 성장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은근히 비꼬는 결론을 내리곤 하지만
난 이렇게 오늘도 죽여주는 노을을 바라보며 혼자 술을 먹고
정작,
건강을 위해 술을 줄이라는 얘기를 제외하면
쪼잔하게 이해가 되지 않는 소릴 하는 것은 늘 집사람 쪽이었다.
대화가 되질 않음에 더욱 혼자 먹는 술 발이 세졌다는 사실을
알고나 하는 소린지?
살면서 누군가에게 敬而遠之의 대상이 되는 것이 싫었다.
좋은 소리를 듣자고 사는 것도 아닐진대
미워한다는 소릴 듣는 것은 얼마나 괴로운 일 일 것인가?
그저 암말없이 살고 싶은 것,
그저 내 혼자만의 성을 쌓고 그럭저럭 지내자는 내가 내린
내 혼자만의 처방에도 사람들은.. 심지어 집사람 까지도 늘 시비 걸고
딴지를 걸었다.
사랑도 그랬다.
나 혼자 상처를 매 만지며 살겠다는..
너에게는 나와 같은 아픔을 주기 싫다는 나의 의도를 모르고
무심하며 말 없음 = 무관심 이라는 등식을 들이대곤 하였다.
혼자 술 먹는 것도
말 없는 것도 수상하다는 뜻 인줄 안다.
노을을 보면 말이 필요 없을 것 같아 혼자 술 먹으며 말없이
노을 만 바라보는 것이 타인의 눈에는 이상하게만 보이는 것이다.
그래! 나 이상한 놈이다!
죽여주는 아름다운 노을을 보며 혼자 술 먹는……
왜 남들은 나를 모르는 것일까?
남의 눈에는 왜 이상하게 보이는 것일까?
노을이 쓰잘데기 없이 아름답거나
아니면,
아직 나의 내공이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렴! ........
평생을 살아도 못하고 죽는 것이
제 가슴 하나 못 추스르는 것 일진데……
어쨋거나,
그 놈의 노을 참으로 아름답다!
2006.09.
댓글목록
손근호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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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가을은 쌀쌀한 외로움을 줍니다. 외롭고 고독한 가을 밤에~
지은숙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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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사람은
태양이 때문에 살인을 했다고 하든가요?
노을이 아름다운데, 술친구가 엄~스
혼자 술을 먹었다. 포항 안 좋은 동네당! ^*^
저는 오늘 휴일이고
살갖이 알싸한 가을이고
그래서 약간 쓸쓸 했슴다 근데....
적절하게도 누군가 전망좋은 곳에서 밥 먹자는데....
고객이 전화와서 쎄빠지게 /부랴부랴
차를 과속으로 달려와 해결 했습니다
^*^ 읽고 그냥그냥 웃습니다
노을이 아릅답긴하네요
요즈음 밤은 달 크기도 참 좋습디다
산다는게 다 그렇습니다
윤복림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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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지는 저녁노을 바라보며 그 곳에 심취되는 저의 모습을 가끔 볼 때도 있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백원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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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새파란 하늘 보면 눈물이 나듯이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조물주가 만든 우주 만물에 지배당하고 있는것같습니다. 오 시인님!
김옥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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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들은 이야기
싸움할 상대가 옆에 있을 때가 좋았다고 합니다
노을 빛 물들어가는 부부, 참 보기 좋습니다
김희숙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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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책에선가 사십이 넘은 노총각이 자살유서를
같이 술먹자는 사람은 있어도 같이 밥먹자는 사람은 없어서
너무 외로운 세상이라 이승을 하직한다 고 했답니다.ㅎ
그렇다면 술을 즐기는 선배님은 참으로 행복한 세상일듯 합니다...^^*
전 어쩌다 술생각이 나도 다음날 아침 속이 쓰려서
엄두를 못내는데..요. ㅋㅋ 죄송~~!!
주황빛의 타들어가는 노을빛이 그리운데....
언제 하늘을 쳐다봤던가? ^^*
오늘 옥상에 올라가서 노을 구경좀 하렵니다~
죽이는 예술 보려구요~!@.@
늘 웃음 가득하시고 강녕하시길...()...
김영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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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지는 저녘노을은 사람을
황홀하게 많들지요.....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그놈의 노을
괜시 리 아름다워서리
머물다 갑니다
오형록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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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요즘 노을은 유독 아름답더군요
언제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_()_
김춘희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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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오기도 전에 설레이다
저녁노을에 허우적 거리다
술잔에 빠지겠습니다.
사진에 죽여주는군요.
김석범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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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는 노을에 술한잔 올립니다... 그 노을이 오 시인님의 다정한 연인인가 봅니다
언제 한번 새벽 이슬이 술잔에 넘칠때까지 노을을 붙잡아 보자구요...!!
김태일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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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오시인님이 타는 노을 바라보면서 홀로 소주 많이 마시는군요.
오시인님, 뭐, 세상이 다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인간들끼리 부대낄 때마다 금수강산 대자연의 품속으로 들어가면 되겠지요.
소주 한 병 들고... ^^
조용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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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인님 반갑습니다. 잡문이 아니라 옥문 입니다.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항상 건필 하십시오. 11월 행사 때 뵙겟습니다.
정영희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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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참 많이도 좋아하신가 봅니다.
그래도 건강에 유념하시길..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