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박영희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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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 박영희 詩
임실댁은 새벽 댓바람부터 살구꽃 나무 아래 옹그리고 앉았다 딸의 흔
적을 잃은 4월의 집에는 안개부스러기가 몇 점만이 등을 보이고 임실댁의 가
슴은 개구리 볼떼기처럼 벌렁거린다 지나가는 바람곁에 살구꽃잎이 후두둑
쏟아진다 그 소리에 화들짝 놀란 임실댁의 얼굴 위로 솔지게미 같은 화딱지
가 목울대를 젖히고 올라와 심난한 심사가 욕지거리로 인다.
잡을년,
미친년 지랄 발병났제 작년 겨울, 그리도 춥다고 칭얼대더니만 간장
한 종지 달랑 퍼다 놓고 봄바람 따라 가
썩어문드러질년,
허기사 가시내 나이도 벌써 꽃띠인디 꽃을 피워야제 내도 버들개지처
럼 물 오른 열여섯 봄이 있었는디...그 때는 무담시 가슴이 울렁울렁 허고
마냥 봄바람 따라 어디론지 살랑살랑 흐르고 싶었제 그려그려 그랬제 개
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헌다고 내가 그짝 났네그려
육씨럴년,
그려도 그렇제 "엄마, 나 봄바람 따라 갈라요." 말 한마디 냉기고 가
면 입에 독새풀 돗는디야 어쩐디야
호랭이 물어 갈년,
촌구석에서 나고 자란 년이 시상이 얼매나 숭악한지도 모르고 살랑살
랑 가부려 지가 봄바람 이여 머여
어휴우 잡을년,
아직꺼정 아침저녁으론 바람이 찬디 이슬은 피허고 댕기는지, 밥은 잘 챙
겨 먹고 댕기는지 어쩌는지 모르것구만 어휴우 잡을년...
임실댁 푸념의 잔가지 위로 솟아 오른 햇살 살구꽃 환한 등불을 켜고, 가
아만 가아만 임실댁 등을 토닥이는 봄바람의 손길이 애틋하다.
*박영희 시인 : 전북 임실 출생, 충남일보 신춘문예 당선
임실댁은 새벽 댓바람부터 살구꽃 나무 아래 옹그리고 앉았다 딸의 흔
적을 잃은 4월의 집에는 안개부스러기가 몇 점만이 등을 보이고 임실댁의 가
슴은 개구리 볼떼기처럼 벌렁거린다 지나가는 바람곁에 살구꽃잎이 후두둑
쏟아진다 그 소리에 화들짝 놀란 임실댁의 얼굴 위로 솔지게미 같은 화딱지
가 목울대를 젖히고 올라와 심난한 심사가 욕지거리로 인다.
잡을년,
미친년 지랄 발병났제 작년 겨울, 그리도 춥다고 칭얼대더니만 간장
한 종지 달랑 퍼다 놓고 봄바람 따라 가
썩어문드러질년,
허기사 가시내 나이도 벌써 꽃띠인디 꽃을 피워야제 내도 버들개지처
럼 물 오른 열여섯 봄이 있었는디...그 때는 무담시 가슴이 울렁울렁 허고
마냥 봄바람 따라 어디론지 살랑살랑 흐르고 싶었제 그려그려 그랬제 개
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헌다고 내가 그짝 났네그려
육씨럴년,
그려도 그렇제 "엄마, 나 봄바람 따라 갈라요." 말 한마디 냉기고 가
면 입에 독새풀 돗는디야 어쩐디야
호랭이 물어 갈년,
촌구석에서 나고 자란 년이 시상이 얼매나 숭악한지도 모르고 살랑살
랑 가부려 지가 봄바람 이여 머여
어휴우 잡을년,
아직꺼정 아침저녁으론 바람이 찬디 이슬은 피허고 댕기는지, 밥은 잘 챙
겨 먹고 댕기는지 어쩌는지 모르것구만 어휴우 잡을년...
임실댁 푸념의 잔가지 위로 솟아 오른 햇살 살구꽃 환한 등불을 켜고, 가
아만 가아만 임실댁 등을 토닥이는 봄바람의 손길이 애틋하다.
*박영희 시인 : 전북 임실 출생, 충남일보 신춘문예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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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금동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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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글 주심에 뵙고갑니다
이월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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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마음에 듭니다.
육두문자를 날려도 아름다워 보이는 것이 시의 매력인가 봅니다.
짜증날 때 이런 시를 읽으면 좀 시원해 질까 싶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