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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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월란
너의 이름은 봄이었나
툰드라 언땅 위에 순록의 유목을 띄워
그리움의 목을 자라게 하는
봄이었나
너의 이름은 여름이었나
하잠(夏蠶)되어 꿈틀대는 기억의 섶에
온기 한 옴큼으로 무애(撫愛)의 고치솜을 토해내는
여름이었나
너의 이름은 가을이었나
하늘은 너의 마음처럼 높아만 가고
갈걷이 끝나, 낟알 한 줌으로 떠다니는 빈 들판에
찬 서리로 내리는
가을이었나
너의 이름은 겨울이었나
은하(銀河)에 풀어헤쳐 둔 가슴
창백히 끌어안고 눈(雪)으로 와 창을 두드리는
겨울이었나
2007.5.29
댓글목록
법문 박태원님의 댓글
법문 박태원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툰드라의 순록, 고치치는 누에, 빈 들판의 하얀 서리, 은하가 떨어진 창가에 기대어 그리움을 보낸다.
금동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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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사계를 잘 표현해 주셨군요
주신글 뵙고갑니다
朴明春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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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하추동이 범 세계를 휘감아 시향으로 승화합니다.
멋집니다.
즐감하고 갑니다^^
목원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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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을
세월이 빠르다, 시간이 더 빠르다, 아니야
주신 시인님의 시가 더 빨리 뛰어들었습니다.
만일 유타에서 빠르다는 인공물을 쏘아 올려도
모니터의 글처럼 빠르지 않을 것입니다. 고운 시 잘 감상하였습니다.
김영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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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멋진글에 취하여 잠시머물다 갑니다
좋은 하루되십시요,,,감사합니다,,,,
이순섭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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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가 저마다의 옷을 입고 다가옵니다. 낙엽지는 가을 보다 개나리와 목련꽃 피는 봄 그리운 목이 자라는 봄인가 봅니다.
2006년 광주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정동철 시인님의 `전주철물점과 행복부동산 사이`를 소개해 드립니다.
우리철물점과 행복부동산 사이
그가 끼어 있다.
손톱만한 햇살이 간신히 창을 비친다.
사라질 때 쯤이면 늘, 나는 그의 집을 지나친다.
움켜쥔 칼 끝으로 그가 새기고 싶은 것과
도려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가 칼 끝으로 파낸 햇볕의 부수러기들은
결코 이름이 될 수 없는 것들이었다.
그는 이름 사이에 낀 것들을 도려내며 늙었다.
그가 밖으로 나오는 법은 거의 없었다.
조금씩 이빨이 자라는 설치류 꽉 다문 입속,
엉거주춤 끼어 남의 이름을 도드라지게 새기다가
반복되는 자기 생까지 파내버릴 듯 하였다.
날마다 자신의 몸뚝한 손가락을 하나씩 빼내
손가락 끝에 아프게 지문을 새기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목도장을 하나 파러 갔다가 어느날
나는 그의 뒤통수에 난 창문 하나를 보았다.
(그것은 잠깐, 둥근 보름달이었다가 그믐이 되기도 했다.)
나뭇결 사이에 촘촘하게 어둠을 밀어 넣는 동안
달빛이 인주를 찍어 뒤통수에 도장을 박아 놓은 것이었다.
이필영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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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사계절에 담은 시인님의 시심 감상하고 갑니다.
건강하게 지내세요.
최승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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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사정으로 늦었습니다.
이월란 시인님의 건필하심 배워야 할것
같습니다. 건강하세요
전 * 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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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의 노래가
우주의 신비와 자연의 깊은 이치를 생각케 합니다.ㅎㅎ
오월의 마자막 날에 머물러 봅니다.
강연옥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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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자연' 또는 '계절'이라는 하나의 이름이
각 계절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다가오듯이,
사랑하는 사람도 늘 계절마다 그 계절을 안고 가슴에
다가와 일년을 메꾸어 주나 봅니다. 좋은 시 잘 감상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