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오시는 방법(-클릭-) 회원가입은 이곳으로 클릭++^^ 시작페이지로 이름 제목 내용

환영 합니다.  회원가입 하시면 글쓰기 권한이 주어집니다.

회원 가입하시면 매번 로그인 할 필요 없습니다.

가시목

페이지 정보

작성자 :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8건 조회 1,856회 작성일 2007-08-10 09:14

본문

가시목



                                                                                                                                                        이 월란



누군가의 몸 속엔 금침이 돌아다닌다고 한다. 나의 몸 속엔 가시들이 떠돌고 있다, 유독한 위산에도 삭아내리지 못한 것들, 혈관 속에 길게 누워 종이배처럼 한가로이 떠다니다 언어의 물숨을 타고 내려와 숨가쁜 詩가 되기도 했던, 환형동물의 극모를 닮은 고슴돛의 극침같은 것들

어느 날은 모로 박혀 혈관을 찌르기도, 가슴벽의 여린 살점을 긁어내기도 한다. 목젖까지 차고 오르기도, 응어리되어 턱 막혀버리기도 하는 매맞은 멍울들, 얼마나 많은 미운 사람들을, 얼마나 많은 싫은 소리들을 씹다가 뱉어냈으며 여린 잔뼈들이라 바수어 삼키기도 했었나

내 가슴 감싸기 위해 밤송이처럼 돋친, 철망으로 세운 바잣문 안에 수수깡같은 덤불로 쌓아 올린 젖내 나는 초막집은 아직도 지어지고, 살아 있어 내게 온 것들은 찬바람조차도 얼마나 눈물겨운 것들일진대. 스산한 가슴의 빈터에 내리 꽂혀 가시꽃을 피우기도 했을 뒤안길

가시 많은 생선을 발라먹다가 숨구멍 막으며 캑캑거리기도, 마른 밥덩이를 목구멍에 쑤셔넣어 보기도, 포르말린 냄새 지독한 수돗물을 꿀꺽꿀꺽 삼켜 보기도 했었으리. 내가 가장 좋아하는, 늘 즐겨먹는 등 푸른 생선의 굵지도 못한, 삼켜지리라 쉽게 속았던 그런 삶의 거스러미들

늘 생선가시가 되어 목구멍에 턱 자리잡은 것들이
마른기침이나
마른 밥덩이나
혹은 소독되지 못한 수돗물로도
삼켜지지 못하고 숱한 잔뼈들로 자라나
흰피톨을 돌고 돌아도 배설구를 찾지 못하는
절망과, 어이없음과, 부질없음의 이름으로도 기꺼이 자라난
체절마다 박힌 어리석은 나의 가시목들
                                                                         
                                                                                                                                                          2007.8.9

추천1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임춘임님의 댓글

임춘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즘은 내가...
정말 가시없이 발라 그 입에 넣어주고픈데
내입에서 나오는 한마디 한마디가
내가 사랑하는 그들에게 가시가 되나봐요.
아마도 그들은 지금....내가 가시목일지도...

목원진님의 댓글

목원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 나라 사람들의 표현 중에,
"당신의 말 속에는 가시가 있네요" 라는 말도 이따금 합니다.
장미는 그 아름다움을 가시로 무장하고, 고슴도치는 온몸 가시로 덮치어
큰 동물의 먹이로부터 제 몸을 지키고 있네요. 인류는 먼 옛날엔 손과 발에
가시처럼 날카롭게 돋았었고, 이 齒牙도 송곳 이는 더 길어 산돼지와 겨루었다 합니다.
지금은 2족 보행의 결과 긴 날을 두고 뇌의 발달로 핵무기까지 만들어 고의적으로 터 트리든,
실수로 폭발하든, 갖은 전 핵을 폭발시키면, 지구 위의 전 생명을 7번 말살하고 도 남는 정도의
살인 아니 살명 도구(가시)를 갖고 있는 실태이라 합니다. 한탄스런 현재의 지구 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시인님의 가시는 그 소우주의 혈관을 맴돌아 여러 가지 소스와 스파이스를 함께한 멋진 시어로 탄생합니다.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인생에도  늘  가시가  따라 붙지요
인간에게  가시를  하나씩  주시는 것은
그때마다  겸손  하라는 절제의  문턱 이지요.
보이지 않는  가시를  지니지 않은  사람은  없어요.
가시도  사랑해야 하는  자신의 운명입니다.
서로 사랑 한다는 일은  어쩌면  서로의 가시를  교환해서 나누어 갖는 일인지도......

이순섭님의 댓글

이순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시목이 몸 속에서만 맴돌지 않고 몸 밖으로 빠져 나오는 날
뭉개구름 탐스럽게 피어나 하늘에 두둥실 떠 다지고 있습니다.
`가시목` 잘 감상하였습니다.

방정민님의 댓글

방정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내 몸 속을 누비는 가시! 하지 말아야 할, 있어서는 안 될 그런 가시들이 내 목을 누르고 있습니다!
이 나를 꾹 누르는 가시목이 시원스레 나오는 날, 나는 다시 태어나는 거겠죠! ^^
내 존재를 다시 반추하게 하는 가시목! 잘 봤습니다.

이필영님의 댓글

no_profile 이필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녕하세요.
나에게 박혀있는 가시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합니다. '멋진 글' 잘 감상했습니다.

시인님, 건강하게 계시지요?
늘 행복한 시인님 되시기를 기원할게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 

황선춘님의 댓글

no_profile 황선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러네요. 사람몸에도 항상 아킬레스 처럼 존재하는 가시가 존재합니다.
시인님의 일깨워짐 다시 한 번 보며 나를 보고 갑니다.
고운글 잘 보고 갑니다.

빈여백동인 목록

Total 460건 1 페이지
빈여백동인 목록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추천
460
같이 댓글+ 10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3 2007-10-24 0
459
틈새 댓글+ 9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7 2008-01-01 7
458
내 당신을 댓글+ 10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1 2007-10-16 0
457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31 2007-10-22 0
456
어느 아침 댓글+ 10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5 2008-02-02 9
455
푸른 언어 댓글+ 7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2 2008-04-09 7
454
봄밤 댓글+ 9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32 2008-02-28 9
453
도망자 댓글+ 8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1 2008-04-19 8
452
오줌소태 댓글+ 9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8 2007-07-07 0
451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4 2007-07-25 0
450
수선집 여자 댓글+ 3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5 2008-10-13 3
449
너의 이름은 댓글+ 10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1 2007-05-30 0
448
어떤 기다림 댓글+ 8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0 2007-10-17 0
447
음모(陰謀) 댓글+ 5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0 2007-03-20 0
446
별리(別離) 댓글+ 3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0 2007-08-12 0
445
행복한 무기수 댓글+ 10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9 2007-08-13 1
444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6 2007-07-24 0
443
바람의 길 3 댓글+ 7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6 2007-09-07 1
442
마작돌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19 2007-07-04 0
441
너에게 갇혀서 댓글+ 7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8 2007-08-15 0
440
생인손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7 2007-07-31 0
439
빈 가방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7 2007-08-05 0
438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2 2007-08-14 0
437
가을이 오면 댓글+ 8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3 2007-08-17 0
43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0 2007-07-22 0
435
파일, 전송 중 댓글+ 10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3 2007-07-21 0
434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4 2007-08-01 0
433
잔풀나기 댓글+ 13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2 2007-02-15 4
432
바람의 길 댓글+ 5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1 2007-07-26 0
431
새벽길 댓글+ 7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0 2007-07-20 0
열람중
가시목 댓글+ 8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7 2007-08-10 1
429
산불 댓글+ 3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5 2008-08-28 3
428
상상임신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0 2007-06-04 0
427
Maturing Love 댓글+ 7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8 2007-02-19 5
426
솜눈 댓글+ 5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4 2007-02-27 1
425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9 2007-12-21 16
424
댓글+ 2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8 2008-06-21 12
423
누전(漏電) 댓글+ 3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7 2007-07-23 0
422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4 2008-10-08 2
421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0 2007-08-21 0
게시물 검색
 
[02/26] 월간 시사문단…
[08/28] 토요일 베스트…
[07/03] 7월 1일 토…
[04/28] 5윌 신작시 …
[11/09] 2022년 1…
[08/08] 9월 신작 신…
[08/08] 9월 신작 신…
[06/29] -공개- 한국…
[06/10] 2022년 ◇…
[06/10] 2022년 ◇…
 
[12/28] 김영우 시인님…
[12/25] 시사문단 20…
[09/06] 이재록 시인 …
[08/08] 이번 생은 망…
[07/21] -이번 생은 …
 
월간 시사문단   정기간행물등록번호 마포,라00597   (03924)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4길 17 사보이시티디엠씨 821호   전화 02-720-9875/2987   오시는 방법(-클릭-)
도서출판 그림과책 / 책공장 / 고양시녹음스튜디오   (10500) 고양시 덕양구 백양로 65 동도센트리움 1105호   오시는 방법(-클릭-)   munhak@sisamundan.co.kr
계좌번호 087-034702-02-012  기업은행(손호/작가명 손근호) 정기구독안내(클릭) Copyright(c) 2000~2024 시사문단(그림과책).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