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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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월란
가을이 오면
사람들은 여기저기 멍든 옷을 꺼내 입을 것이다
잎자루에 멍울 선 안토시안을 머금고
홍엽처럼 울긋불긋 야단스레 앓을 것이며
허공의 진율에 몸서리치다
파란 심줄 솟도록 가지 붙든 손을 허망히 놓아버리고
몸을 낮추어 스산한 거리로 나 앉을 것이다
가을이 오면
사람들은 떠나온 빈 가지 아래 님프(nymph)의 무리로 모여
매캐한 내음 사이로 몸을 태우기도 할 것이다
진 잎의 그을음에도 슬픔조차 바닥이 나면
가끔씩 찬 겨울 바람에 미리 몸을 팔기도 할 것이며
이미 가버린 이들의 정령을 생떼거리로 불러모아
하나 하나 다시 떠나보낼 것이다
가만히 있어도 허기진 인파에 떠밀려
그렇게 가을의 독산(禿山)을 비집고 오르면
또 하나, 계절의 강을 무사히 건너오리라
애상의 천탄을 첨벙첨벙 건너오리라
통변의 은사 없이도 내 참회의 기도는
갈잎의 쓰레질로 그렇게 갈걷이를 매듭 짓고
가을의 음산한 재앙을 무사히 넘어오리라
깨질 듯 청모한 가을 하늘 아래서
2007.8.16
댓글목록
현항석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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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면
할 일도, 하고 싶은 일 도 참 많습니다.
그 가을을 보내고 나서 다하지 못함을 아쉬워 하지만....
매년 맞이하는 가을이건만,,, 그때마다 마음설레는 건 또 무슨 연유인지.
더위가 싫어서가 아니라, 마냥 가을이 기다려 집니다.
가을이 오면............
이월란 시인님 안녕하시죠?
점심 후 자판기 커피한잔으로 여우를 누리며
시인님의 작품감상하고 갑니다.
김영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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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오면 옛추억도
그대 따로오겠지요...감사합니다....
전 * 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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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그리도 생각 나십니까.
여름이 웬간히도 거북살 스러워 지겨우셨던 모양입니다.ㅎㅎㅎ
이제, 여름도 끝이 보입니다.
유난히 가을을 타는데.....
어이 할지,,,,
김성재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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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기다리십니까?
아님, 추억을 기다리십니까?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어서 오라, 가을이여...
(전 온 시인님께 죄송.)
금동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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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가을이 기다려 지는군요
아니 가을이 오고 있는것 같습니다
이광근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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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수채화를 보는듯 합니다 고독한 계절의 감각을 표현 하심을
칭찬합니다 좋은글 마음에 담아감니다
朴明春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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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잎의 쓰레질로 그렇게 갈걷이를 매듭 짓고
가을의 음산한 재앙을 무사히 넘어오리라
~
농익은 가을 향기를 맡아 봅니다
마음의 가을, 아름답습니다~
명랑 쾌활한 모습 여전하시지요~
이순섭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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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성큼 다가와 우리 곁에 맴들고 있습니다.
가을에 노래하고픈 실체들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습니다.
`가을이 오면` 잘 감상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