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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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밤>
김혜련
눈물의 야적장 같은 하루를 마치고
거울 앞에 앉아
하루 동안 나를 보호해 준
화장을 지운다.
초겨울 시린 바람이 뼈마디를
후드득 핥고 간 자리에
쩍쩍 벌어진 하얀 논바닥 같은
뒤꿈치가 거울 속으로 들어온다.
클렌징크림이 지나간 자리에
동전 크기만 한 검은 버섯이 피어나는데
다시 커버크림을 짓이겨 바르고 싶은
충동으로 전율하는 나를 보며
먹물빛 어둠이 부질없다며 웃는다.
김혜련
눈물의 야적장 같은 하루를 마치고
거울 앞에 앉아
하루 동안 나를 보호해 준
화장을 지운다.
초겨울 시린 바람이 뼈마디를
후드득 핥고 간 자리에
쩍쩍 벌어진 하얀 논바닥 같은
뒤꿈치가 거울 속으로 들어온다.
클렌징크림이 지나간 자리에
동전 크기만 한 검은 버섯이 피어나는데
다시 커버크림을 짓이겨 바르고 싶은
충동으로 전율하는 나를 보며
먹물빛 어둠이 부질없다며 웃는다.
추천10
댓글목록
전 * 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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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김혜련시인님의 글
감칠맛이 납니다 ㅎㅎ
시어가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향기를 즐기며 행복합니다.
김혜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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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온 님, 힘이 나는 댓글 달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날씨가 추워지고 한 해가 기울어가니 생각이 많아지네요.
김순애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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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곱게 한 화장
저녁이면 하루를 지우듯 지우는 심정
겨울밤에 지우는 화장은
추위와 싸워야 하는 지움인지도 모릅니다.
김혜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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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애 님, 반갑습니다. 겨울이지요. 해마다 겨울은 오는데 나이가 들수록 느낌은 더 깊습니다.
조현희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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칙칙해지는 낯빛에 첫인상 구겨질까봐 화장을 했는데
이상하게 요즘은 화장을 한 후 더 칙칙해 보이네요.
이것이 바로 세월의 흔적인가 봅니다.
김혜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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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희 님, 안녕하세요. 어젯밤까지 기말고사 출제하고 오늘은 마음을 조금 놓습니다. 시험 출제가 시를 쓰는 것보다 어렵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