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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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건 조회 2,460회 작성일 2010-07-14 14:09본문
어디 사세요?
이 순 섭
블록 검게 덮인 글을 읽고 있어요.
전화벨 소리 울려 급히 수화기 드니
녹음된 여자 목소리 들려 서둘러 내려놓습니다.
어디에 살고 싶으세요?
효자동
서울 효자동이지요.
전주 효자동은 아닙니다.
한참 나중에 전주에 효자동이 있는걸 알았어요.
서울 강서구에 살았는데 부산에도 강서구가 있는 것도 알았지요.
지금은 삼청동에 살고 싶어요.
그것도 한옥집, 안은 현대식
아니 돈도 없는 주제에 어림없는 소리
청와대 근처 어느 동네든 개의치 않아요.
세검정 · 부암동 · 궁정동 ······
지금은 집도 없으면서 경기도에 사는 사람
서울에서 직장생활하면서 인천에 사는 사람은
없는 사람인지 알았어요.
살았던 동네가 기억나는군요.
좁은 장독대에 올라가면
서울역 전체가 한눈에 들어와요.
명절 때만 되면 기차표 예매하려 길게 줄서있는 서부역
염천교가 있고 남대문으로 가는 공구상 길
해가 지면 아가씨들이 어디에선가 나타나
제대 나와 걸어가는 군인들 모자 빼앗아
골목길로 달아나는 곳
무서워서 걸어가지 못하고 앞 뒤 버스 차장이 있는
버스 앞문으로 오르는 발걸음 짧은 집 거리만큼 빨랐습니다.
나중에 알았어요. 아가씨들이 달아났던 집
그저 알고 있던 친구 집에 놀러갔는데 그곳에 살더군요.
삐거덕거리는 계단 오르면 방이 많아요. 일본식 집
양동을 아시나요.
추운 겨울 아침 일찍 가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는 남산도서관
이른 새벽 오르는 남산 길 전, 지하도에서 마주치는 아줌마
따뜻한 방 있다고 손 끄는 힘센 팔 힘
대학생 가방 들고 있어 손님이 아닌 걸 얼굴 보고 알아보네요.
귀신이에요.
수업 내내 조는 같은 반 애가 그곳에 살았지요.
집에 오면 예쁜 막내 누나를 소개 시켜 준데요.
흘려듣는 대신 교실 창문으로 보이는 중국집 이층
열려있는 방안을 훔쳐봅니다.
옆 짝 친구를 통해 알게 됐어요. 훔치진 않았죠.
대우빌딩 언덕 골목길
만나는 사람마다 대화 중 말문이 막히면
어디 사냐고 묻습니다.
당신은 지금 어디에 사시나요?
어디에 살고 싶으세요?
이제 졸리지 않고 몸이 안으로 죄어오는 아플 것 같은
소식이 사라집니다.
정말 혼자 점심 먹어야 됩니다.
그래야 하루가 가지요.
이 순 섭
블록 검게 덮인 글을 읽고 있어요.
전화벨 소리 울려 급히 수화기 드니
녹음된 여자 목소리 들려 서둘러 내려놓습니다.
어디에 살고 싶으세요?
효자동
서울 효자동이지요.
전주 효자동은 아닙니다.
한참 나중에 전주에 효자동이 있는걸 알았어요.
서울 강서구에 살았는데 부산에도 강서구가 있는 것도 알았지요.
지금은 삼청동에 살고 싶어요.
그것도 한옥집, 안은 현대식
아니 돈도 없는 주제에 어림없는 소리
청와대 근처 어느 동네든 개의치 않아요.
세검정 · 부암동 · 궁정동 ······
지금은 집도 없으면서 경기도에 사는 사람
서울에서 직장생활하면서 인천에 사는 사람은
없는 사람인지 알았어요.
살았던 동네가 기억나는군요.
좁은 장독대에 올라가면
서울역 전체가 한눈에 들어와요.
명절 때만 되면 기차표 예매하려 길게 줄서있는 서부역
염천교가 있고 남대문으로 가는 공구상 길
해가 지면 아가씨들이 어디에선가 나타나
제대 나와 걸어가는 군인들 모자 빼앗아
골목길로 달아나는 곳
무서워서 걸어가지 못하고 앞 뒤 버스 차장이 있는
버스 앞문으로 오르는 발걸음 짧은 집 거리만큼 빨랐습니다.
나중에 알았어요. 아가씨들이 달아났던 집
그저 알고 있던 친구 집에 놀러갔는데 그곳에 살더군요.
삐거덕거리는 계단 오르면 방이 많아요. 일본식 집
양동을 아시나요.
추운 겨울 아침 일찍 가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는 남산도서관
이른 새벽 오르는 남산 길 전, 지하도에서 마주치는 아줌마
따뜻한 방 있다고 손 끄는 힘센 팔 힘
대학생 가방 들고 있어 손님이 아닌 걸 얼굴 보고 알아보네요.
귀신이에요.
수업 내내 조는 같은 반 애가 그곳에 살았지요.
집에 오면 예쁜 막내 누나를 소개 시켜 준데요.
흘려듣는 대신 교실 창문으로 보이는 중국집 이층
열려있는 방안을 훔쳐봅니다.
옆 짝 친구를 통해 알게 됐어요. 훔치진 않았죠.
대우빌딩 언덕 골목길
만나는 사람마다 대화 중 말문이 막히면
어디 사냐고 묻습니다.
당신은 지금 어디에 사시나요?
어디에 살고 싶으세요?
이제 졸리지 않고 몸이 안으로 죄어오는 아플 것 같은
소식이 사라집니다.
정말 혼자 점심 먹어야 됩니다.
그래야 하루가 가지요.
추천18
댓글목록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전 이제 "어디에 사시느냐" 고
묻지 않으렵니다.ㅎㅎ
늘, 좋은 글, 고맙습니다.
장마더위에 조심 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