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랑코에 분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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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3건 조회 2,570회 작성일 2013-06-10 21:57본문
<칼랑코에 분갈이>
김혜련
불면이 제법 두꺼워지는 새벽 두 시
정교하기 이를 데 없는 달의 속눈썹을
족집게로 뽑아내 하나하나 헤아리며
야반도주 하듯 이사를 한다
코딱지보다 작은
눈꼽보다 더 작은
습한 방 한 칸에서
장성한 자식들과 함께
지지고 볶고 살다보니
허리는 길어지고 삭신은 쑤신다
벌어먹고 산다고 자식들과
눈 맞추기도 힘든데
어젯밤 막내 녀석 잠든 모습을 보고
밤새 울다 울다 이사를 결심한 거다
방이 얼마나 비좁았으면
다리 한 쪽이 문밖으로 나와
시린 이슬을 맞고 있었고
한 쪽 팔이 빨갛게 구겨져 있을까
전셋집이지만 장성한 아들 녀석들이
마음껏 팔 올리고
다리 쭈욱 뻗고 잘 수 있는
그런 곳으로 이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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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석범님의 댓글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새집으로 이사간 그 기쁨..!
그곳에서 고운향기 가득 피울겝니다
정경숙님의 댓글
정경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종이박스가 내집이며 어떻고
전세면 어떻습니까 이렇게 세상을
끌어 안을수있는 멋진 시를 창작하고 계시는데.....
고맙습니다
김혜련님의 댓글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김석범 님, 정경숙 님, 반갑습니다. 소중한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