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부르는 노래는 노래가 아니다.

언젠가 읊조리던
사랑의 노래가
나를 흔들어 깨운다.
그때를 끄집어 낼 수는 있어도
나는 그때의 내가 아니다.
늘 부르던 노래를
오늘도 따라 불렀다.
하지만 그것은 그때의 노래가 아니다.
물들은 흘러 자리를 잡지 못하고
마음은 흘러 시간에 부댖기기 만 할 뿐
입술은 여전히 그날을 노래할지 모른다.
신념 없는 사상가는 연설을 하고
양심 없는 종교는 오늘도
헌금 바구리만 돌린다.
하늘은 이미 지쳐있고
땅은 이미 엉겅퀴를 내고 있다.
오늘을 찬양하며 노래하는 것은
내일을 저주하는
통속적 믿음일 뿐이다.
노래 할 만 한 내일이 있거든
엉컹퀴 묵은 땅을 갈아
씨만 뿌려도 좋을지니
오늘을 노래하지 말라.
그날이 올 때까지
노래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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