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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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순의 엄마 홀쭉하게 앉아 들깨를 턴다
그 앞에 네 딸은 마주보며 들깨를 턴다
둘째 딸이 목소리 높여 엄마 들으라 노래 부른다
엄마는 큰 소리에 귀가 뚫려
"지난번 노래방에 가서 불렀던 노래 아냐"
딸들은 신기한듯 웃어 젖힌다.
딸들은 두둑하게 옷입혀 엄마 모시고 동산에 오른다
지천에 깔린 도토리 엄마와 딸들이 부지런히 줍는다
엄마는 거추장스러운 듯 겉 바지를 벗었다
그리고 도토리가 아닌 금은보화처럼
도토리 하나하나를 정성스레 주워담으신다
딸들을 거들떠보지도 않으신 채...
넷째딸은 말한다.
내년에도 후년에도 모셔와야겠다고, 저렇게 도토리를 좋아 하시니...
집에 돌아와 부산떠는 네 딸
셋째딸이 엄마 귀에 큰 소리로 말한다
"엄마는 늙지도 않고 아직도 예쁘셔"
엄마는 벽시계를 보며 말씀하신다.
"그런 말 마라 저 시계 소리는 내 생명이 타는 소리같고
바늘이 돌아갈 때마다 시간이 자꾸만 짧아 지는것 같다"
큰딸이 말한다.
"엄마! 나 칠순잔치에 꼭 오셔야 해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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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오영근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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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보기좋은 모습...장수 하시는 것 하나로도 큰 복입니다..아름다운 글 뵙습니다.
고은영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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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한귀퉁이에 기쁨과 서글픔이 교차하고 지나갑니다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손근호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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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따님이시라..홍갑선 시인님도 세따님이신데.. 가족의 기쁨이 잘 보았습니다. 부럽습니다.
정영희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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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말 마라 저 시계 소리는 내 생명이 타는 소리같고
바늘이 돌아갈 때마다 시간이 자꾸만 짧아 지는것 같다"
우리 모두에게 의미있는 말인가 싶습니다.
어머니! 오래오래 사세요~~^^
윤복림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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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저도 나이가 들면 장수하시는 할머니의 모습같이 아름답고 귀하게 그런 모습을 그려 보았답니다. 요즘 인간극장에 나오시는 할머니의 모습을 그린 글 같네요.
할머니 시인님 아름다우시죠??? 감명깊게 보고 있는 데 이 곳에 올려 주신 글을 다시 보게 되니 더 반갑네요.
박민순님의 댓글
박민순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넘 부럽네요 고운 글주심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