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을 달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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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오형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8건 조회 1,158회 작성일 2006-01-17 09:09본문
묵혜/오형록
누군가 날 일으켜 세우더니
팔을 잡아끌었습니다
하얀 눈이 수북이 쌓인 길을
묵묵히 달리고 또 달렸지만
좀처럼 속력이 나질 않았어요
가도 가도 하얀 설원
끝없이 펼쳐진 이국의 풍경에 넋이나가
쏟아진 소낙눈에 눈시울이 뜨거웠고
균형 잃은 가슴은 달랠 길이 없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순백의 신천지를
당신과 함께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가끔 미소 짓는 자신을 돌아보며
가끔 큰 소리로 당신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언덕길은 아슬아슬한 곡예와
누군가 뿌려놓은 모래의 덕을 톡톡히 보며
잠시 감사의 마음으로 고개를 숙였습니다
사랑의 길은 멀고도 험했습니다
그래도 두렵지 않았습니다
조금만 더 가면 꿈에도 그리운 당신을 만날 수 있기에
배가 고픈 줄도 모르고 오직 하나의 소망으로
달리고 또 달리던 중 퍼붓던 눈 속에 청천 벼락이 떨어져
용솟음치던 피를 말리고
부풀었던 발걸음을 그 자리에 세워버렸습니다
팔딱이던 심장은 검은 피를 뿌리며
시커먼 숯등걸로 기립하여 시간의 흐름을 거부합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정신을 가다듬으니 다져진 도로 위로
원수로 변한 함박눈이 펑펑 쏟아져 내리고
거리는 아수라장을 이루었습니다
사랑으로 가는 길에 바리케이드가 쳐지고
숯이 된 가슴에 수북하게 눈이 쌓여갑니다.
그렇게 아름답게 꿈꾸던 소망이
이렇게 암흑 속 끝없는 나락으로 추락하니
한줄기 빛도 없는 이 자리에
매서운 헤라의 손톱자국만
도난당한 심장에 낭자한 혈흔을 머금고 있네요
댓글목록
김희숙님의 댓글
김희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랑을 만나기 위한 긴 여행길을 다녀 오셨나 봅니다
어쩌면 인생길이 진정한 사랑을 만나기 위한
긴 여정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올해엔 뜻하시는 모든일 술술 풀리길 기원하면서
즐감하고 갑니다...^^*
김옥자님의 댓글
김옥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꽃 피는 따뜻한 봄이 오면
좋은 일도 있으리라 믿어 봅니다
좋은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김석범님의 댓글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래지방의 많은 눈....눈이 사랑도 가로 막았군요 그 심장의 뜨거운 사랑은
사랑하는 이에게 전하여 졌으리라 생각하면서 함박눈의 정경을 그리다 갑니다
왕상욱님의 댓글
왕상욱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폭설피해가 많아 가슴아픈일입니다
자연의 심술에 미약한 인간임을
실감할 수 밖에요
힘내시기 바랍니다 시인님
김일수님의 댓글
김일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노모 살아 숨쉬는 저의 고향 전북 부안
그곳에 그리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폭설~
80센티가 넘는 눈으로 교통이 통제 되고
비닐하우스가 무너지고 축사가 무너지던 그때~
이제 그만 해동되어 편안함이 있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팔순 노모 포근함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임의 글을 접하니 제 고향이 떠오릅니다.
가슴에 닫는 구절구절 많이 느끼고 갑니다.
홍갑선님의 댓글
홍갑선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대체적으로 시인님의 시를 감상하며 느끼는 점은 농촌의 고뇌와 그리고 아픔,
농촌의 현실을 노래하는 것을 엿봅니다.
눈이 참 웬수가 되었지요 희망 잃지 마시고 용기 백배로 살아가시길 뵙니다.
늘 건승하시고 건필하세요 머물다 갑니다.
강연옥님의 댓글
강연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눈이나 빙판은
언제가 꼭 녹기마련인걸요.
진정한 사랑을 가슴에 꼭 품고 있는 한
소망은 이루어지리라 봅니다. ^*^
오형록님의 댓글
오형록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희숙시인님
김옥자시인님
김석범시인님
왕상욱시이님
김일수시이님
홍갑선시인님
강연옥시인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행복 가득한 나날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