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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된 수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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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3건 조회 3,182회 작성일 2005-03-14 07:53

본문

못된 수염


詩/金 錫 範



여린 햇살 움켜쥐는
염치없는 가지처럼
사방팔방 손을 뻗어
호흡의 길목 가로채며
붉은 입술 덮쳐버린
짙고 검은 수염.


땀구멍 깊이 군락 이뤄
짐승 뿔다귀처럼
세상을 들이받고,
굶주린 야수처럼
삶에 지친 야윈 얼굴
삼키고 있다.


하얀 거품을 깔고
찌든 떼 껍질 벗기듯
철퇴 같이, 작두 같은
숙성된 면도날로
탐욕스런 못된 수염
콧대를 꺾으리라.


앓던 이 뽑아내듯
검은 욕심, 붉은 음욕
짐승의 탈 벗길 즈음,
희열이 반사된
영롱한 무지개 솟아오르니
상쾌한 저 빛의 언덕을
자유로이 걸어 가자구나.



추천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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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양남하님의 댓글

no_profile 양남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지막 연에 오래 머물다 갑니다. 건필하세요.

"앓던 이 뽑아내듯/검은 욕심, 붉은 음욕 /짐승의 탈 벗길 즈음, /희열이 반사된 /영롱한 무지개 솟아오르니/상쾌한 저 빛의 언덕을 /자유로이 걸어 가자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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