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튼한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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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오형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7건 조회 1,971회 작성일 2005-12-21 21:02본문
묵혜/오형록
메마른 대지에 서 있는 나무가 뿌리 깊듯
열 약한 환경에 맺어진 고귀한 사랑에
강풍이 몰아쳐 지천으로 가지가 꺾일망정
굳은 언약 지순한 사랑은 결코 흔들리지 않습니다
오랜 가뭄으로 잎이 마르고 낙엽으로 떨어질망정
하늘을 우러르며 한 번도 고개 돌린 적 없듯이
날카로운 질투의 칼날이
연리지 우리 사랑 수천수만 번 분리한다 해도
따듯한 태양이 온누리에 쏟아져 내릴 때면
어김없이 한 몸으로 그 자리에 서 있을 것입니다
매서운 북풍한설 알몸으로 맞아
뼛속을 파고드는 한기로 의식이 없더라도
우리 함께라면 결코 외롭지 않습니다
뜨거운 가슴에 새긴 굳은 맹세 금강석 같은 언약은
만년 풍파에도 미동이 없는 천년바위 입니다
멀고도 험한 천축으로 가는 길
스산한 바람 불어와 둥게둥게 먹구름 밀려올 때
백팔 요괴 나팔 울려 사냥대회 선포하니
가도가도 모래벌판, 진퇴양난, 벌집 같은 화살 받이
우리 둘 붉은 심장 요괴의 밥이 돼도
결코 후회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운명
앙상한 뼈만 남아 찬이슬 맞더라도
너무 우습고 초라할지언정
하나밖에 없는 우리의 소중한 사랑
거추장스럽던 피와 살을 벗어 던지고
어우러진 연리지로 새 생명 얻는 날
에덴의 맞은편까지 튼튼한 뿌리를 내리리라.
댓글목록
남현수님의 댓글
남현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두려울 정도로 강인한 의지가 느껴집니다.
튼실한 시 잘 감상하고갑니다요..^^
오영근님의 댓글
오영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심이 깊음은 그 시인의 뿌리가 깊음에서 연유 하는 법...
오 시인님의 깊은 글 뵙습니다.
박민순님의 댓글
박민순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글속에 많은것이 내포 되어있습니다
배우고 가는아침입니다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천년 바위에 내린 뿌리인가요.
철석같은 의지와 기백이 엿 보입니다.
고맙습니다. 깊은 글 에 머물다 갑니다.
김석범님의 댓글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생명을 보고 갑니다.... 죽어야만이 다시 살아나는 자연의 이치를 보면서...
깊이 감상하고 갑니다..
김춘희님의 댓글
김춘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형록 시인님, 이번 폭설로 몸과 마음이 얼마나 아프신지요.
힘내시고 다시 추스려 튼튼한 뿌리 내림 하시길 빌어드릴께요.
용기가지세요. 아울려 건강도 챙기시기를요.
오형록님의 댓글
오형록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남현수시인님
오영근시인님
박민숨시인님
전원시인님
김석범시인님
김춘희시인님
메리크리스마스 즐거운 성탄 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