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답꾸미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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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답꾸미* 전설
滸山/김현길
'동네 사람들아! 떠돌이 숫개 여기 있다!' 주둥이는 땅을 훑고, 항시 불안한 눈은 주위를 살피며 이념의 질병만을 생각하는 비렁뱅이 개, 거부지기에 싸여 버려진 푸닥거리 음식이나 사립문 밖 담장에 도마 째 올려놓은 뉘 집 제사지낸 뒤의 까치밥, 아니면 추녀 밑 보리쌀 바구니 덮쳐 달아 날 생각이나 하는, 산 속에 숨어 살면서 세상에 그 무서운 병을 퍼뜨릴 것만 같은 개, 한 때 갈퀴 털을 휘날리며 들판 길을 내달릴 적에는 언제나 선봉에 있었고, 면소재지에서 부는 오*를 뒷산 늑대처럼 따라 할 때는 다들 부러워했었다 그러나 철 모자에 총을 든 사람들에게 쫓기면서 뱃가죽은 등짝에 붙고 궹한 눈에 조밥 같은 눈곱자기, 곰보 할매 소 마굿간 짚 볏가리 속에 기척 없이 숨어들어 불안한 선잠을 자고, 조여 오는 포위망 속 운명 같은 새벽 마굿간 곰보 할매와의 조우, 간절한 눈빛으로 애원했지만 기어이 '동네 사람들아!...' 아! 야속한 사람들 오금이 저렸다 한 서린 산비탈 절뚝발이 절뚝발이 파르티잔처럼 쫓기다 잡혀 죽은 '떠돌이 숫개 이야기', 전설로 남아 떠돌고 있다.
* 사이렌
* 방답꾸미(거제시 둔덕면 하둔리 방답 마을)
댓글목록
박기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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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날씨가 갑자기 추워 졌습니다. 선생님 건강 유의 하시기를 바랍니다.
현대시의 이미지즘 해체시를 보는 듯한 강한 느낌이 저로 하여금 깊은 사색에 잠기게 하는군요.
거침없는 시어가 흘러간 역사의 아픔을 전해 주는 것 같습니다.
저도 어린시절 가난하였을 때 너무나 배가 고파서 부잣집 고사 지내고 나서 대문앞에 놓여진 일명 까치밥을 훔치곤 했었지요
그 때 기억나는 것은 종이돈 1원짜리 ㅎㅎㅎ 옛 생각이 나지만 안타까운 것은 그 고생함에 있어 가치관을 부여 할 수가 없었지요. 그 때는 어려서 아니 너무나 배가 고파서.ㅠ.ㅠ
선생님의 시를 대하니 이제는 그 옛 어떤 사건의 현장에 대하여 하나 하나에 의미의 가치를 부여해 주고 싶어 지는 군요.
민주와 공산의 경계선상에서의 이념적 공황 [恐慌] 을 조심스럽게 느껴 봅니다.
지니고 있는 자와 빼앗긴 자, 없는 자가 아니라
지니고 있는자와 잘못 지닌 자 간의 갈등? (어쩌면 현 실태를 비참하게 고발 하는 듯하고 / 에고 모리 아프당 ㅎㅎㅎ)
많은 사고력을 요하게 하네요. 귀한 시 감사히 감상하며 물러 갑니다.
그런데 선생님
방답꾸미에서 방답은 사전의 힘을 빌어 알게 되었는데요 전체적 의미는 무엇인지요 궁금합니다.
건필하시기를 바랍니다.
금동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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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동감이 가는글입니다
허혜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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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수한 좋은 詩
잘 감상하고 갑니다
건승하십시요.
강은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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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양면을 생각해 봅니다.
강희영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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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동네 어귀에 늘 떠 돌던 떠돌이 개가 그려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