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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일보(연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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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철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1,332회 작성일 2009-09-12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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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새끼발가락
김철수 (통영효음보습음악학원장·시인)
 
  한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게으름을 피웠던 까닭에 무거워진 몸을 추스를 작정으로 아내와 함께 등산을 시작했다.
그동안 하지 못한 운동을 만회할 생각으로 욕심이 발동했고,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등산복 차림으로 종종 걸음을 치곤했다.
 며칠 후 아내와 함께 얘기를 나누며 약수터로 향했다. 그런데 올라가는 길에 무심코 돌을 밟게 되었다. 순간, 잘못 밟았는지 세모 모양의 돌이 무릎 안쪽으로 튕겼고, 왼발이 중심을 잃고 한 쪽으로 쏠리면서 ‘찌익’하고 통증이 전해져왔다. 눈물이 ‘피잉∼’ 돌 정도였다. ‘괜찮겠지’ 하는 마음으로 운동을 마치고 내려오는데 고통이 점점 심해졌다. 평소에 걷는 거라면 자신하던 나로서는 ‘별것 아니다’고 하면서도 걱정이 되었다.
 거실에 들어서자마자 양말을 벗으려는데 이미 검붉은 피가 묻어 있는 것이 보였다. 왼쪽 발가락 새끼발톱이 안쪽까지 찢어져 거의 빠진 상태라는 걸 알 수 있었다. 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아내는 당황했고, 집에 있던 아이들도 안절부절못했다. 다행히 응급처치 후 병원에서 치료받고 난 지금은 거의 완쾌 상태이다.
 우연히 발생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 일을 통해 나는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새끼발가락은 지체(肢體)의 작은 부분이다. 또, 묵묵히 자신의 일을 감당해온 또 하나의 소중한 나이기도 하다.  그러나 나는 그에게 한 번이라도 배려한 적이 없었다. 오히려 당연하다고 여겨왔다. 왜냐면, 그것은 지체의 일부일 뿐이라고 생각했고, 그다지 크게 기능적으로 필요한 부분이 아니라고 인식했던 것이다. 하지만 정작 사고를 당하고 보니 작은 부분이지만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지를 알게 되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도 이와 같지 않을까? 미약하고 보이지 않는 곳이지만, 그래도 거기서 자신의 일을 묵묵히 감당하는 분들이 있다. 모두 잠든 새벽에 길거리를 깨끗이 청소하시는 아저씨, 자신의 사정도 어려운데 한푼 두푼 모아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써 달라고  기부하시는 노점상 할머니, 환자들의 아픔을 자기 아픔처럼 생각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희망을 나누는 의료봉사단, 그 외에 우리 주위에는 소중한 지체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름다운 세상은 새끼발가락 같은 이들이 모여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닐까! 그일 이후 나는 몸을 씻을 때마다 전에 없던 습관까지 생겼다. 특히 발을 씻을 때는 손으로 매만지면서 ‘감사해요’라고 외치곤 한다. 이건 어쩌면 그 분들을 향한 작은 마음의 표현이기도 하다.
 
추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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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민철님의 댓글

김민철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산에 가는 길에 젊은 사람들이 인사를 안한다고 같이 안했더니
아내가 당신도 똑같으면서 얘기한다고 한 말씀 하네요.ㅎㅎ
내일 아침부터 꼭 인사를 해야겠습니다*^^*
어느 시골 산길에서도 바른 마음을 가진 이가 '새끼 발가락' 역할을 해야 할까 봅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칼럼 잘 읽고 느끼고 갑니다.

김현수님의 댓글

김현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상 살아가면서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없는 것 같기도 한 새끼발가락
그러나 음지에서 자기역할을 묵묵히 하는 <이 시대의 새끼발가락>
즐감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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