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삿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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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준비 없이 갑작스레 이승의 끝으로 가버린 아버지
한 해를 외로이 떠돌다가 꿈으로 흘러들어 온 날
배부른 밥과 색깔 좋은 음식을 다 먹지 못해
나는 죽지 않았다, 며 흰 울음을 피웠다
믿지 않는다, 알지 못한다, 그 말의 의미를
이승과 저승을 이어주고
삶과 죽음을 기록하는 이 날
흩어진 가족은 生과 生으로 모였다
사라지는 연기와 피어오르는 연기 사이
이 짧은 순간에
생과 사의 만남은 정지한 듯 흘러가니
존재와 존재를 무슨 의미로 이름 붙이랴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듯
꿈으로 찾아온 이유도 구하지 않을 것이다
미련과 회한은 재가 되어 사라지고
삶의 어느 한 지점에서 그 끝을 향해 절을 한다
댓글목록
이광근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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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이 잘 정리되여 칭찬드리고 싶습니다
정연하게 펼처진 필자의 시심이 부럽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전 * 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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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삶에 대대로 이어 내려오는 미풍양식을
가감없이
훌륭히 기술 하셨습니다.ㅎㅎ
제가 그 자리에 있는듯 합니다.
목원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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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명이 같은 시었기에 이전에 쓰여있는
"제삿날"을 덧글로 올립니다. 좋은 시
잘 감상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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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삿날
목원진
마나님 성내시어 귀가 시간 늦나 보다.
맛난 성찬 차릴 시간 없다.
저들의 먹을 음식 뒤로하고
어린 딸들과 같이 서 제사상 차렸다.
촛대 세우고 잔 가져오고
수저 세워서 다음에 한 줄로 섰다.
작은딸 8살이 하는 말,
<어째서 절을 하세요? 아무도 없는데,>
9살의 언니는, 동생을 질책한다.
<그런 소리 하지 마,> 라고,
아빠는 예기하기 시작하였다.
딸들아 잘 들어라 식구가 죽으면 슬프지.
작은딸이 커다란 눈망울로
아빠를 쳐다보면서, "응" 한다.
다른 동물들도 그때는 슬퍼하지만,
잠시 지나면 잊고 마는가 싶다.
사람들은 나라와 지역과 종교에 따라
하는 형식이 조금 식 다르나,
돌아가신 날을 기억하여 일 년 만에
그날을 추모하는 것이란다.
간단한 절을 하면서 조상의 영령에
지금의 가족의 건강과 안영을,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보살펴 주십시오"
라고 기도드리는 것이란다.
딸들아! 이것이 다른 동물과 사람과의
다른 점이란다. 알겠느냐?
딸들은 이구동성으로,
응, 네, 하고 있다.
그럼 너희도 아빠 엄마의 제사를 하겠니?
다시 응, 네, 하고 화음같이 대답하고 있었다.
마지막 술잔을 올리고 읍하면서 기도를 드린다.
내년까지 잘 보살펴 주십시오....
아빠 큰딸 작은딸
같이 엎드려
마지막 절을
길게 하였다.
황선춘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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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일날 절을 하면서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합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역시 작은것들을 소망하며 절을 하곤 합니다.
시인님의 멋진글 머물럿다 갑니다.
이월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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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의 끝과 저승의 끝은 어디인가요..
늘 대하던 <제삿날>이란 단어가 오늘 시인님의 글로 인해 새롭게 다가옵니다.
아름답게 그려주신, 삶의 끝자락을 잡은 오늘도
최선의 행복으로 가꿔가시길 빕니다.
금동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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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과 저승을 연결 시켜 주는날이 제삿날이 아니던가요
주신글 뵙고 갑니다 편한 주말되세요
朴明春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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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연기와 피어오르는 연기 사이
이 짧은 순간에
생과 사의 만남은 정지한 듯 흘러가니
존재와 존재를 무슨 의미로 이름 붙이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