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오시는 방법(-클릭-) 회원가입은 이곳으로 클릭++^^ 시작페이지로 이름 제목 내용

환영 합니다.  회원가입 하시면 글쓰기 권한이 주어집니다.

회원 가입하시면 매번 로그인 할 필요 없습니다.

읽고 싶은 날

페이지 정보

작성자 :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3건 조회 1,477회 작성일 2008-08-11 12:41

본문



읽고 싶은 날


                                                                                        이 월란
 


시는 여백이 말을 한다
정작 하고 싶은 말들은 끝내 손끝으로 오는 길을 잃어버리고
언제 다녀갔는지 자판 위에 발자국으로만 찍혀 있다
까만 글자는 눈 감고 누워 있는데 눈밭같은 하얀 여백이 뒤척인다
점 8분음표 하나 찍혀 있지 않은데 행간마다 노을빛 가락이 춤을 춘다
아득한 곳에서 몰려오는 소슬소슬 숲소리
맴맴 맴을 돌다 풍덩 빠지고 마는 비밀한 언어의 늪
이 저릿한 감각이 무디어질 때까지 난 질투의 노예가 되기를 비겁해 하지 않는다
탐닉하는 시어의 골목길을 숨 가쁘게 달려가다 부딪히는 벽마다
벌건 가슴 한 줌씩 흘려 놓고서야 내가 보인다
자간마다 에돌아 흐르는 물소리 들어보고서야 세상이 짚인다
선한 눈물강 흘려 보내고서야 검은 연기 흩날리는 환속의 기차를 탄다
난잡했던 몸부림이 살아 온 흔적이었음을 부인하지 않기로 했다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파 산다는 것이 죄송한 날
내 못된 영혼의 족쇄가 끊어진다, 창백한 자유인
돌아오는 길을 익혀 두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이름도 없이 내게 온 당신, 온 세상이 당신의 이름이란다
간사한 나는 매일 오늘처럼 가혹한 날은 없다고 우겨왔는데
먼 사람 하나 지어놓고 빈 새장같은 가슴 속을 훨훨 날아다닌다
끝내, 봉인된 편지 하나 유서처럼 바람에게 전해 주고서야
가녀린 생명 한 줄기 부여받은 암종같은 글 한 줌
나의 몸 속을 걸어 나온다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로 시작하는 소설이 있단다
읽고 싶은 날이다

                                                                                  2008-08-10


추천3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빈여백동인 목록

Total 460건 1 페이지
빈여백동인 목록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추천
460
심문 댓글+ 1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8 2008-10-19 1
459
환승 댓글+ 1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1 2008-10-18 1
458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0 2008-10-17 6
457
첫눈 댓글+ 8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1 2008-10-16 8
456
단풍 댓글+ 4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0 2008-10-15 5
455
수선집 여자 댓글+ 3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5 2008-10-13 3
454
투명한 거짓말 댓글+ 4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6 2008-10-12 4
453
폭설 댓글+ 4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7 2008-10-10 4
452
세월 댓글+ 4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2 2008-10-09 4
451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5 2008-10-08 2
450
기억색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7 2008-09-19 4
449
까막잡기 댓글+ 5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5 2008-09-17 4
448
댓글+ 4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9 2008-09-15 3
447
가윗날 댓글+ 5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3 2008-09-14 3
446
간헐천 댓글+ 4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9 2008-09-14 3
445
이별나무 댓글+ 3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0 2008-09-11 2
444
스시맨 댓글+ 4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3 2008-09-10 2
443
1시간 50분 댓글+ 1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2 2008-09-09 1
442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1 2008-09-08 1
441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6 2008-09-07 3
440
시야(視野) 댓글+ 2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0 2008-09-05 2
439
백념(百念) 댓글+ 3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5 2008-09-04 3
438
사랑 7 댓글+ 2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7 2008-09-03 2
437
자해(自害) 댓글+ 2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7 2008-09-02 2
43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5 2008-09-01 1
435
포이즌(poison) 댓글+ 2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7 2008-08-31 2
434
흔적 댓글+ 2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5 2008-08-29 2
433
산불 댓글+ 3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2 2008-08-28 3
432
모하비 댓글+ 1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0 2008-08-27 1
431
몸 푸는 사막 댓글+ 3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7 2008-08-26 3
430
밤비행기 댓글+ 1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1 2008-08-25 1
429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9 2008-08-22 6
428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7 2008-08-16 3
427
분신(分身) 댓글+ 2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4 2008-08-14 2
426
동거(同居) 댓글+ 2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7 2008-08-13 2
425
탈놀이 댓글+ 3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0 2008-08-12 3
열람중
읽고 싶은 날 댓글+ 3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8 2008-08-11 3
423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9 2008-08-10 0
422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8 2008-08-09 0
421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5 2008-08-08 0
게시물 검색
 
[02/26] 월간 시사문단…
[08/28] 토요일 베스트…
[07/03] 7월 1일 토…
[04/28] 5윌 신작시 …
[11/09] 2022년 1…
[08/08] 9월 신작 신…
[08/08] 9월 신작 신…
[06/29] -공개- 한국…
[06/10] 2022년 ◇…
[06/10] 2022년 ◇…
 
[12/28] 김영우 시인님…
[12/25] 시사문단 20…
[09/06] 이재록 시인 …
[08/08] 이번 생은 망…
[07/21] -이번 생은 …
 
월간 시사문단   정기간행물등록번호 마포,라00597   (03924)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4길 17 사보이시티디엠씨 821호   전화 02-720-9875/2987   오시는 방법(-클릭-)
도서출판 그림과책 / 책공장 / 고양시녹음스튜디오   (10500) 고양시 덕양구 백양로 65 동도센트리움 1105호   오시는 방법(-클릭-)   munhak@sisamundan.co.kr
계좌번호 087-034702-02-012  기업은행(손호/작가명 손근호) 정기구독안내(클릭) Copyright(c) 2000~2024 시사문단(그림과책).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