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신(分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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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分身)
이 월란
나의 몸은 정확한 좌우대칭이었다.
아이 하나 낳고 나선 한쪽 귀퉁이 살점이 아이가 되었는지
휘청 휘청 한쪽으로 자꾸만 기울어졌다
아이 하나를 더 낳으면 다른 한쪽의 살점이 아이가 되어
평형을 되찾을까 하나를 더 낳았더니
달팽이관에 이상이 온 듯 같은 쪽으로 더 기울어졌다
휑하게 뚫린 틈새가 만져져 바람이 거센 날엔
시리다 못해 아리다
평형감각은 완전히 퇴화되었다
반고리관의 림프액은 이제 수평의 세월을 잊었다
자궁 속 아이들의 인자는 똑같아서 같은 부위의 살점만을
뜯어 먹고 자라는 것일까
아이들은 나만큼 자랐는데 빈 살집은 채워지지 않아
가끔씩 나를 주저앉히기도 한다
바람이 집을 지은 틈새가 가벼워지고 또 가벼워져
날아가려 한다, 자꾸만 날아가려 한다
2008-08-13
추천2
댓글목록
현항석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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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어머니가,,,아기를 낳는다는 것.,,,참으로 숭고합니다.
내 살을 떼어내어 한 사람을 잉태하고...
언제가는 자신은 촛불처럼 꺼져 버리겠죠?
그런 증거가 뼈가 시리고 아리고,,무름팍에 바람이 새고.,,,,
모든 자식은 그렇게 어머니의 살을 쪼아먹고 살아가는가 봅니다.
이제 늙으신 어머님의 바람구멍에 내 살을 떼어내어 메워드려야 할텐데..........
이은영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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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의 허함을
무얼로 채울 수 있을까요.
분신으로 인해 얻어갖는 행복도 크지만
분신으로 인해 잃어버린 허전함은
가끔씩 오작동을 일으키는 나침반이 되어버렸지요.
오늘도 깊이 공감하는 글에 머물다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