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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요(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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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7건 조회 1,995회 작성일 2007-07-12 15:46

본문

                                              괜찮아요.

                                                                                                                                          김 영숙

살아가면서 우리는 '괜찮아요.' 라는 말을 쓰는 경우가 자주 생긴다. 상대방이 무언인가 잘못하여 나에게 사과할 때, 그 것이 그리 큰 잘못이 아니라면 우리는 '괜찮아요.' 라는 대답으로 상대방의 실수를 덮어주는 아량을  베푼다. 또한  내게 어떤 어려움이 있어 누군가 나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 올 때, 그 때도 우리는 '난 괜찮아요.' 하고 오히려 상대방을 안심시키는 여유로움을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나는, 무척 서운했을 경우에 "괜찮아요." 라는 말을 남용하고 고민했다. 딸아이가 이제 곧 있으면 고등학생이 된다. 고등학교는 부득이 버스를 두 번씩이나 갈아타고 전주까지 통학을 해야 한다. 하지만 하숙을 시킬 형편도 안 되고  자취를 시키자니 내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동생들 거느리고 자취생활을 해봐서 그 일이 얼마나 고되다는 걸 알기에 차마 그리는 못할 것 같았다. 통학을 시키자니 새벽별 보고 등교하여 자정이 다 되어 귀가하는 요즘 고등학생들의 등하교 길이 너무 힘들어 보여서 고심 끝에 생각해낸 것이 아이가 갈 학교에서 걸으면 오 분 거리에 사시는 어머니 댁에서 잠시 신세 좀 지게 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시어머니께
"유미를 잠시 어머니 곁에서 학교 다니게 하면 안 될까요?"
하고 전후사정을 말씀 드렸더니 어머니는 아무 말씀이 없으시고 
"긍게"
하며 대답을 흐리셨다. 그런데 오늘 저녁에 느닷없이 유미를 그냥 집에서 통학시키면 안 되냐며 전화를 하셨다. 많이 속상했지만
"그래야죠 그럴게요." 하고 대답했더니
"너  괜찮니?"
하고 어머님이 물으셨다
"괜찮아요."
라고 대답 드렸지만 어찌나 서운하고 속상했던지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손녀딸, 한 명 데리고 생활하신다고 얼마나 부담 되는 것일까? 남보다 못한 식구들이란 생각에 더 서운했다. 사실 어머니는 작은 아들집에서 생활하신다. 작은 아들 내외가 맞벌이 부부인지라 어린 조카를 돌보기해서 시골집을 비워두고 그 곳에서 10년째 살고 계신다.  따지고 보면 어머니도 결정한 권리는 없는 샘이다. 그래서 며칠 고민하시고 아들 내외에게 눈치를 봐 가며 의논하셨을 터이다. 그리고 그 의사를 전달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셨을지, 머리로는 이해를 하면서도 가슴은 서운함이 봇물처럼 터졌다. 그래도 즉각적으로  “어머니 서운해요” 라고 속마음 드러내어 어머니까지 더 속상하게 하지 않고 “괜찮아요.” 라고 담담하게 말씀드려 참 다행이라 자찬해본다. 말이 쉽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잘 아니까.

사회라는 조직 속에서 살다보면 수많은 일들을 가지고 사람들과 부딪히며 본의 아닌 실수를 저지르기도 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기도 하고 서운함을 주기도 한다. 그럴 때 우리는 얼마나 당황하는지, 그리고 속상해하는지 나는 안다. 실제로 경험도 했다. 어떨 때는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일 때도 있다. 그럴 때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상황에서 내가 먼저 괜찮다고 손 내밀어 준다면 그 '미안함'은 '고마움'과 혼합 되어 이 그 순간을 아름답게 채색 할 테지요. 사실, 어디 괜찮기야 할까요? 슬프기도, 아프기도, 화가 나기도, 서운하기도 하겠지만, 굳이 그 감정을 상대에게 알리려고 얼굴 붉힌들 이미 벌어진 상황이 달라 질리는 만무하고 서로에게 더 큰 상처만 될 뿐이지요.
상황에 적절히 어울리는 세련된 말을 찾지 못하더라도, 당당하게 맞서서 내게 유리한 쪽으로 사태를 이끌어가지 못하더라도, 내 마음 아플까 염려하는 상대방을 도리어 위로하며, 내게 미안해하는 사람에게 '괜찮아요.' 라는 말로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바보스러움을 잃지 않고 사는 것도 괜찮은 삶이 아닐까?

05년12월에
추천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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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한미혜님의 댓글

한미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여인에게 제일 두려운 것은 아들 인 것 같네요.
저도 별로 눈치보고 그러고 산 적은 없지먄
나이 먹을 수록 아들이 커 갈 수록
함부로 하지 못하고 눈치가 보여지는 것을~~~
아마 어머니의 심정도 그러셨을꺼예요
제가 이런 어머니의 마음을 좀 더 빨리 알았더라면
어머니와 얼마나 좋은 시간을 보냈을까 하는 아쉬움의 세월!
바보스러움을 잃지 않고 사는 가족간의 정
정말 가족간에는 아무런 이성적인 생각 없이 살아야 함을
세월이라는 대상에게 수강료 톡톡히 주고 배우고 있지요
딸일이여서  더 애뜻한 엄마의 마음!
힘들지만 시간이 흐르면 웃으며 이야기 할 날을 기다리며~~~
 

朴明春님의 댓글

朴明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따지고 보면 어머니도 결정한 권리는 없는 샘이다. 그래서 며칠 고민하시고 아들 내외에게 눈치를 봐 가며 의논하셨을 터이다. 그리고 그 의사를 전달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셨을지, 머리로는 이해를 하면서도 가슴은 서운함이 봇물처럼 터졌다. 그래도 즉각적으로  “어머니 서운해요” 라고 속마음 드러내어 어머니까지 더 속상하게 하지 않고 “괜찮아요.” 라고 ~
한 참 머물다 갑니다...건안하시고 즐거운 여름 시원한 여름 가꾸시기 바랍니다^^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괜찮아요!!    코메디 프로에도  등장  하지요.
참  아리송한  어휘 인데도
미덕으로,  양보로,  묵인으로,  ...어찌보면  방관자 적인  어법이지요.
그래도  우리는  "괜찮아요" 를  듣고 싶어  하니  문제지요.    좋은  글에  머물러  갑니다.

이은영님의 댓글

이은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암튼 여고생 엄마는 아무나 하는 거 아닌 것 같아요.
제 딸아이도 올해 고1이거든요.
집에서 통학하고 있지만 이래저래 아들보다는 훨씬 더 노심초사하게 된답니다.
김영숙 작가님, 홧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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