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떠나는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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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고윤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1,070회 작성일 2008-04-24 08:44본문
고윤석
길 떠나는 할머니
하얗게 쇤 북슬북슬한 머리털 바람에 나풀거리며
몸을 켕거루처럼 구부리고 갈무리가 잘된
수직으로 된 막대기 짚으며 눈꺼풀은 역약하게
내려앉아 가련한 눈을 잠든 암캐처럼 움직이며
휘어진 길을 걷고 있다
고무신은 헐거워 땅이 지독히도 얄밉고
삭신은 쑤시는 듯 호흡 켕겨도 갈길은 멀어
휘어 굳어진 몸을 이끌고 심호흡하며
길섶에 눈길 한 번 주지 않는다
비틀린 생의 한 막의 3류 영화 같은
거쳐온 삶을 생각하며
불판 위의 새우처럼,
눈은 희멀건 한데
수직 막대기만이 몸을 받쳐 든다
아마도 수직 막대기 없었으면 쓰러져
한숨만 삼켰을 것이다
누추한 흰치마자락 펄럭이며
제법 깨끗한 코발트색 옷저고리 가다듬고
길섶에 떨어진 나부랑이 쳐다보고
하늘을 보고
갈길은 멀고도 멀고.....
길 떠나는 할머니
하얗게 쇤 북슬북슬한 머리털 바람에 나풀거리며
몸을 켕거루처럼 구부리고 갈무리가 잘된
수직으로 된 막대기 짚으며 눈꺼풀은 역약하게
내려앉아 가련한 눈을 잠든 암캐처럼 움직이며
휘어진 길을 걷고 있다
고무신은 헐거워 땅이 지독히도 얄밉고
삭신은 쑤시는 듯 호흡 켕겨도 갈길은 멀어
휘어 굳어진 몸을 이끌고 심호흡하며
길섶에 눈길 한 번 주지 않는다
비틀린 생의 한 막의 3류 영화 같은
거쳐온 삶을 생각하며
불판 위의 새우처럼,
눈은 희멀건 한데
수직 막대기만이 몸을 받쳐 든다
아마도 수직 막대기 없었으면 쓰러져
한숨만 삼켰을 것이다
누추한 흰치마자락 펄럭이며
제법 깨끗한 코발트색 옷저고리 가다듬고
길섶에 떨어진 나부랑이 쳐다보고
하늘을 보고
갈길은 멀고도 멀고.....
추천4
댓글목록
손근호님의 댓글
손근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봄날. 골목길에 우리 서민들의 모습이 잘 녹아 있습니다. 잘 감상 하였습니다.
최승연님의 댓글
최승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옛 생각이 나게 하시는군요.
주신글 즐감하고 갑니다.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주신글에 머물다 갑니다
고맙습니다
엄윤성님의 댓글
엄윤성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하필이면 할머니께서 길을 떠나셨습니다.
뭐라 말 할 수 없이 마음이 가라앉는데요...
진지한 글 잘 뵙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