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바닷가에 신호등 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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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황선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5건 조회 904회 작성일 2006-05-02 13:48본문
그 바닷가에 신호등 걸리고
마루/황선춘
신호가 가고 사시나무 떨리듯 가슴이 열린다.
서산마루에 저녁놀 짙게 걸려 무심이 바라보는 한 동안의 정적으로
귓가에 끈임 없이 속삭이는 그대의 음성
이대로 샛길로 돌아 달아나고 싶다.
테마에 묶여 움직이던 신호등은 딸국 거리며
가끔씩 부딪치고 흰색 발자국만을 만들어 간다.
나른한 악마의 느린 발걸음처럼
천천히 겨울바다에 못 이루어진 꿈이
시간 속에 부비며 움직이지 못하고
행동할 수 없는 긴 혀로만 그대에게 다가서고 있다.
가끔씩 빨간색 불빛이 멀리서 던져지고
어둠이 스스로 알몸으로 다가와
신호 보내지 않았지만 숨을 헐떡이며
걸터앉은 그대의 긴 치맛자락에 여운이 남는다.
마루/황선춘
신호가 가고 사시나무 떨리듯 가슴이 열린다.
서산마루에 저녁놀 짙게 걸려 무심이 바라보는 한 동안의 정적으로
귓가에 끈임 없이 속삭이는 그대의 음성
이대로 샛길로 돌아 달아나고 싶다.
테마에 묶여 움직이던 신호등은 딸국 거리며
가끔씩 부딪치고 흰색 발자국만을 만들어 간다.
나른한 악마의 느린 발걸음처럼
천천히 겨울바다에 못 이루어진 꿈이
시간 속에 부비며 움직이지 못하고
행동할 수 없는 긴 혀로만 그대에게 다가서고 있다.
가끔씩 빨간색 불빛이 멀리서 던져지고
어둠이 스스로 알몸으로 다가와
신호 보내지 않았지만 숨을 헐떡이며
걸터앉은 그대의 긴 치맛자락에 여운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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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목원진님의 댓글
목원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둠이 접어드는 등대 밑에 앉아서
태고부터 전해 오는 파도의 속삭임을
듣는 것 같습니다. 건필을 빕니다.
김태일님의 댓글
김태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황선춘 시인님, 안녕하시지요?
저녁 노을이 지고 어둠이 깔리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머릿 속을 지나가는 그녀에 대한 그리움을 그린 듯 하군요. ^^
윤응섭님의 댓글
윤응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멀리 보이는 불빛을 보며
부딪쳐 오는 파도의 긴 여운에서 그리움이 외로움으로 변해 가는 듯..
애달프다는 생각이 드네요..건필하세요..
김춘희님의 댓글
김춘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황선춘 시인님, 안녕하세요.
깊은 시름에 글 잘 감상해 봅니다.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서산마루에 노을 걸리면
참으로 길고 숨가쁜 그리움이 왈칵왈칵 밀려 들지요.
깊은 시심에 졎어 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