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시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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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내가 내 시체를 보고 있는 순간
나는 울음보다 가볍다
이 울음이 지나고 나면 내 무게는 어디로 가는가
울음마저 가벼워지는 텅 빈 삶의 흔적들
가벼운 시체가 더 가벼워진다
무거워진 영혼은 갈 길을 잃고 뒤돌아본다
깊고 어두웠던 꿈속
시체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울음소리로 시작된 내 생은 줄곧 시체였다
바닥이 보이지 않는 바닥으로 내려가
올라와도 올라와도 바닥이었던 꿈속
그 꿈길을 유영하던 울음 울던 존재
그 두텁고 암연한 꿈에서 깨어
울음을 그치면 피로 물든 시체를 놓아두고
소리 없는 세계로 내 존재를 띄워야하니
가야할 곳은 무음(無音)의 가벼운 세계.
가벼움의 세계로 삶이 들어오고
무거운 영혼이 꿈을 풀어 씻어내면
둘은 생의 어느 한 지점에서 만나
내 마음의 소리를 들을 것이니
나의 시체는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가는
소리 없는 가벼움.
댓글목록
이월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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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자기의 시체를 보고 있는 순간은 언제일까요?
꿈 속 일까요? 정말 영이 떠나가는 그 순간일까요?
지난번 시사문단에 방문했을 때 시인님의 시집도 허락없이(?) 가지고 왔었지요.
감사히 읽었답니다. 그 시집의 느낌이 이 시를 읽으면서 잠시 다가오는군요.
삶의 무게는 어쩌면 혼이 나가버린 시체같은 육신의 꿈틀거림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깊이 있는 시, 감사히 뵙고 갑니다. 행복한 명절 보내십시오.
한미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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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음소리로 시작된 내 생
바닥이 보이지 않는 암울
올라와도 올라와도 바닥이었던 꿈속의
시간을 지나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네요^*^
목원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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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날 바닷물 속에 수확물을 얻으려
잠수하였었습니다. 깊이는 5m부터 10m 전후였습니다.
산소 없이 저는 길어야 3분 전후의 물속 해 중의 채유 시간입니다.
호흡 끊고 움직이는 해 중 작업 달리는 고기를 쫓다 보면 숨이 끊겨 옵니다.
해초에 발이 감기어 그것을 빼는데 시간이 갑니다. 괴로워 호흡함이 물을 마시니
더 괴롭습니다. 올라가고 싶으나 해초에 걸려 올라갈 수 없어 다시 조금 아래로 이동하여
해저에 발을 딛은 곳에서 힘 다 내어 걷어차면, 해초가 뜯기면서 해초와 함께 수면으로 올라온
적이 있습니다. 시체가 될 뻔했었습니다. 그러나 시체가 될는지 모르는 물속을 기회 있을 때마다
잠수하였습니다. 세상은 대해라 합니다. 이 대해에서 하마터면 시체가 될 수 있는 부조리가 많습니다.
그러나 나의 영혼이 길잡이 하여 발 붙잡히나, 물 위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좋은 글 잘 감상 하였습니다.
이순섭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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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시체가 놓여져 있는 가벼운 세계와 영혼이 눈 앞에 어른거리다 사라집니다.
가벼운 시체 일어나 영혼 속으로 걸어갑니다. `가벼운 시체` 잘 감상하였습니다.
즐거운 한가위 맞이하시길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박정해님의 댓글
박정해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삶의 무게를 진 시체는 가볍고 영혼이 무거운 아이러니를 안고가는 삶,
유체이탈한듯 "나"는 육신과 영혼이 만나는 강가에 서있다
마음의 소리가 들리나요 방시인님
김영숙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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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시상에 한참을 머물다 갑니다.
박기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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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고 아침을 밟고 문을 나서며 살아 왔지만
죽으려고 인벤을 향해 간적은 없었던 터라 한번쯤 이 시간에 생각해 봅니다.
내가 죽으러 가서 나를 덮을 관을 바라보는 상상해 보며 심오한 시간을 가져 봅니다.
빈관을 붙잡고 나를 짖누를 무게에
내가 흘릴 눈물에
유구무언일 뿐
나의 자테의 초라함을 느끼게 되는군여
참으로 눈물보다 가벼운 영혼은 얼마나 복스러울까? 부럽기조차 합니다.
관념의 정점을 느끼게 하는 선생님의 귀한 시심에 머물다 갑니다.
복되시고 행복한 한가위 되시기를 바랍니다.
장대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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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체이탈의 엄정한 순간에도 삶의 무게감은 남아 있을것인가?
朴明春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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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가 깊습니다
글 향에 머뭅니다
아름다운 가을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