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 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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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당신의 이름 석자를 부를 때면
기뻐도 눈물이 나고
슬퍼도 눈물이 납니다
제가 시인이 되었다고 기뻐하셨죠
그러나 여태
당신을 위한 시를 한 줄도
쓸 수가 없었습니다
어머니라고 원고지에 써나가면
눈물이
애써 지우며 따라 붙어서,
도저히 말을 이을 수 없었습니다
정해년 벽두
이제는 사십 일년을 뒤돌아볼
용기가 생겼습니다
이제는 어머니라고 굵게 써놔도
눈물을 삼킬 줄 알기에
슬퍼도 안 그런 척
원고를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제가 어머니의 자식이 아니면
누구의 자식이겠습니까
저 때문에 속상하신 거
깊이 뉘우치며 삽니다
그동안 너무 어둡고 흐린 날이 많았습니다
이제껏 밝아왔던 새해,
그동안 떠올랐던 많은 일출
이제는 욕심이 납니다
맑게 갠 하늘, 희망찬 해돋이
어머니라는 단어를 위해
욕심을 내봅니다
이제는 노여움일랑 벗어버리시고
틀리 잊고 고깃집에 오신 듯
그렇게 웃는 모습만 지으세요
이 몹쓸 자식이
그래도 어머니를 사랑합니다
댓글목록
박기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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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라 부를 오늘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효자의 몫입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인사 올립니다.
선생님,
정해년을 맞이하여 정금보다 더 귀한 금복이 남현수 시인님의 오늘에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어머니
참으로 제게는 불러본지 50년이 넘는 것 같습니다.
옹알이하며 불렀던 엄마의 단어이지만 저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50년이 넘어서도 깨닫지 못하니 애써 불효라 자칭합니다.
굳이 저도 효도 했기에...
태어날 때 아들이라하여 뭇 어른신들에게 기쁨을 어머니와 함께 선물했으니 말입니다.
부모에게 기쁨을 전하면 그것이 효도 아니겠습니까?
다만 성장하면서 지속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효자와 불효자가 관습의 모양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겠지요.
누구나 다 효자요 효녀입니다.
선생님의 시를 묵상하다 보니 웬지 콧등이 시큰해지고 홀로 서재에서 눈물을 흘립니다.
나는 월간시사문단에 잉태되어 시인으로서 출산 되었는데
모지에 얼마나 효도하는가...
시인으로서 시인답게 다산 정약용선생이 단정의 칼 앞에 설 수 있는가...(오늘 문학기행에서)
과연 어머니는 아들의 번뇌를 아시는가...
불효이기에 바라기하는 원죄를 범하는가 봅니다.
선생님
진정 어머니를 사랑하신다면 욕심만큼은 (어머니) 단어에 묻히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아들로서 당연히 품어야 할 욕심이라 고백하심이
선생님의 시를 감상하는 저에게 더욱 더 아프게 다가오는 감동이기에...
감사히 머물다 갑니다.
남현수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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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귀한 말씀 놓아주셔서...
새해엔 건강에 1차로 차질 없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