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에 걸려있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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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방정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8건 조회 1,532회 작성일 2008-11-24 00:31본문
일찍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
노오란 은행나무가 만추에 걸려있다
황홀한 이 빛깔을 담으려고 사진 찍는 이들 사이에서
나는 지금여기 흑백사진을 홀로 찍는다.
어둠이 어둠으로 일찍 쉬는 시간
바알간 단풍나무가 늦게까지 가을에 걸려있다
형용할 수 없는 이 밤풍경을 계속 찍어대는 사람들
나는 지금여기외 파노라마사진을 홀로 감는다.
어디에서 그들을 만날 수 있을까
몇 번을 윤회해도 만날 수 없는 시간
나는 나의 공간에서 홀로 멀어지고 있다
만추에 걸려있는 나의 생이 지금여기에 없다.
우리는 어디에서 만나고 언제 헤어지는가
시간은 나와 너 사이에 비선형적이고
공간은 너와 나 사이에서 역윤회한다
만남이 없는 헤어짐, 헤어짐부터 시작하는 만남
삶의 내면이 권태롭게 산화한다.
수많은 내가 흘러 모이는 늘그막 가을
짙은 허무가 걸려있는 삶이 이글거린다
시간과 공간의 엇갈림은
내 육체와 영혼의 길항작용으로 생긴 선물
사람 그 자체가 운명인 것을
만추의 작고 짧은 미소는
내 생의 긴 여운을 입가에 머금게 한다.
댓글목록
김현수님의 댓글
김현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좋은 시 감사합니다.
최인숙님의 댓글
최인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을의 끝자락에서 인생 운명 심각해집니다
운명은 만들어 가는것이라고도 했고
타고날 때부터 주어진 것이라고도 했는데
이 말도 맞고 저 말도 맞는것 같고
아직도 못깨치고 살고 있습니다
목원진님의 댓글
목원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 잎 두 잎 지어
이제 눈이 내리면
땅 위에 누운 너희를
솜털 같은 함박눈으로 덮어주리
봄에 눈이 녹으면
젖어 썩어 양분되어
너를 키운 뿌리로 돌아가
生의 윤회를 몸소 보여주는구나.
최승연님의 댓글
최승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잎 두잎 떨어지는 나뭇잎에서
가을이 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짙은 허무가 걸려있는 삶이 이글거린다"
만추에 기대는 가련한 삶의 주인들
그래도
오늘을 희망을 심는 농사꾼이 되어야 겠지요.
아름다운 시향, 고맙습니다.
장운기님의 댓글
장운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또 한 해가 지는 것이 시인님의 시 속에서 풍겨지는군요....
늘 열심이 신 시인님의 글에 푹 빠져봅니다...
김옥자님의 댓글
김옥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만추에 걸려있는 것들
흑백 사진을 열심히 찍고 계실 선생님 생각....
고운 꿈 꾸시기 바랍니다
허혜자님의 댓글
허혜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 감상 하였습니다
고운 꿈 꾸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