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아버지와 나는 동갑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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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효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1,960회 작성일 2010-12-10 06:25본문
친정아버지와 나는 동갑내기
박효찬
화단 앞 진달래 나뭇가지가 흰 꽃으로 변했다
펑펑 내리는 눈길과 어울러 놀고 싶은가?
내 머리 위에는 어제부터 하얀 눈이 내려 있는데
친정아버지 머리 위엔 아직도 하얗게 내린 눈으로
내 기억 속에 살아 숨 쉬고 있다
눈이 내리면 질퍽해지는 골목 우리 집 안방에 모여
이른 저녁 빨간 내복으로 동생과 마당 한 바퀴 돌고 오는
시합으로 식식거리는 숨소리도 들린다
아버지의 진한 농으로 한바탕 웃고 나면
검은빛 아스팔트 위에 눈인 걸 그때는 몰랐다
아버지가 되어 있는 나는 눈이 싫다.
*눈이 많이 내리고 있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펑펑 내리는 눈이다
이제 완전한 겨울인가 보다
검은 아스팔트길이 희끗희끗 얼룩지면서
펑펑 내리는 눈을 창 너머로 바라보다 보니
어릴 적 동생과 아빠의 농에 내복바람에
마당을 돌고 들어왔던 게 생각이 났다
지금은 그 동생와 연락도 안 하고 지내는데
세월이란 게 나이가 먹고 삶에 변하는 게
저 눈이 세상을 가리는 듯하다
[2010.12.8]
박효찬
화단 앞 진달래 나뭇가지가 흰 꽃으로 변했다
펑펑 내리는 눈길과 어울러 놀고 싶은가?
내 머리 위에는 어제부터 하얀 눈이 내려 있는데
친정아버지 머리 위엔 아직도 하얗게 내린 눈으로
내 기억 속에 살아 숨 쉬고 있다
눈이 내리면 질퍽해지는 골목 우리 집 안방에 모여
이른 저녁 빨간 내복으로 동생과 마당 한 바퀴 돌고 오는
시합으로 식식거리는 숨소리도 들린다
아버지의 진한 농으로 한바탕 웃고 나면
검은빛 아스팔트 위에 눈인 걸 그때는 몰랐다
아버지가 되어 있는 나는 눈이 싫다.
*눈이 많이 내리고 있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펑펑 내리는 눈이다
이제 완전한 겨울인가 보다
검은 아스팔트길이 희끗희끗 얼룩지면서
펑펑 내리는 눈을 창 너머로 바라보다 보니
어릴 적 동생과 아빠의 농에 내복바람에
마당을 돌고 들어왔던 게 생각이 났다
지금은 그 동생와 연락도 안 하고 지내는데
세월이란 게 나이가 먹고 삶에 변하는 게
저 눈이 세상을 가리는 듯하다
[2010.12.8]
추천9
댓글목록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내리는 눈을 보며
아버지를 그리고
가족을 회상하는 시인님의 마음이
가늠이 됩니다.
늘, 건안 하시기를...
김석범님의 댓글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눈이 세상을 하얗게 덮는 것처럼
우리 각자의 생도 머리부터 덮어 가는 것 같네요
정윤호님의 댓글
정윤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추억은 세월을 먹고 자라서, 어느 때는 마음을 흔들어 대기도 하고
불쑥 불쑥 대들기도 하지요.
부모님 생각은 늘 가슴 한 구석의 눈물인거지요, 세월이 흐를수록
깊어지는... 깊은 시향 감사합니다.
허혜자님의 댓글
허혜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명 깊게 감상하고 갑니다
새해에도 건강 건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