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과 밤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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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방정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7건 조회 1,133회 작성일 2006-01-13 16:41본문
세상 구석구석을 소독해주던
뜨거운 한 낮의 햇살, 생명들이 목욕을 한다
가려웠던 지난날은 하얀 티끌이 되어 날아가고
순백한 천사가 내려와 낮을 밝게 채색한다
살아 있다는 것이, 살아 숨 쉰다는 것이
이렇듯 행운의 축복이라는 것을
볕 좋은 오후가 나에게 속삭이는데, 그런데
밝음의 시간은 너무나 짧아
벌써 퇴색되기 시작하는 늦가을 오후의 찬란함,
좀 파먹는 벌레인 양 아둑시니는 야금야금 햇살을 갉아먹고
온 세상을 환하게 물들인 천사는 어둠과 힘겨루기를 한다
힘 빠진 햇살, 그 화려함이 속살을 살짝 내보이는 시간
측은함보다 오히려 온화한 넉넉함이 느껴지는 건
햇살천사가 주는 또 다른 은혜인가
몰랐던 어둠에 대한 새로운 지각인가
아니면, 아물지 않은 상처를 지우지 못한 나의 마음 때문인가
세상 모든 것은 지나가고 흘러간다, 그러면서 지쳐간다
그 지쳐가는 가운데 아픔이란 새로울 것 없는 이름이거늘,
어둠은 피로해진 햇살이 힘든 하루를 빚어내는 주름살 같은 것
얼마나 아파하며 무엇을 힘들어 하랴
밝음과 어둠이 서로의 이름을 바꿔가며 만들어내는 하루,
그 하루의 경계에 이 모두를 동요 없는 마음에 담고
나는 숨을 고르고, 고요히 서 있다
댓글목록
백원기님의 댓글
백원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낮과 밤의 경계지점은 양쪽을 고루 바라 볼 수있는 중도적 사고의 발원지가 되겠습니다. 인간의 심리는 밝을 때와 어두울 때가 다르니 공평한 심리는 결국 경계선에서 결정될것 같습니다.
손근호님의 댓글
손근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시의 변화가 온 듯 합니다. 방정민 시인님 경남 모임이 있거든 꼭 오셔서 정담을 나누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시의 변화는 좋은 현상이라 여깁니다. 잘 감상 하였습니다.
박민순님의 댓글
박민순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오랫만에 따스한 햇살에
주름살 다 달아날것 같습니다
행
복한주말 되세요
김석범님의 댓글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빛과 어둠이 반듯이 공존하는 ...자연의 이치 ...
이제 이것이 밝음으로, 빛으로 하나되는 소박한 꿈을 간직하다 갑니다..
박인과님의 댓글
박인과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화려함이 속살을 살짝 내보이는 시간
측은함보다 오히려 온화한 넉넉함이 느껴지는 건
햇살천사가 주는 또 다른 은혜인가"
무척 설레임과 밝음이 교차되는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빛과 어둠의 이름들이 서로 자리하게 될 때 우주는 완전하다고 봅니다.
홍갑선님의 댓글
홍갑선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상 구석구석을 소독해주던 뜨거운 한 낮의 햇살
생명들이 목욕을 한다.
시어가 참 좋네요
좋은 시에 잘 감상하고 갑니다. 낭송하면 잘 어울릴듯.
방 시이인님 늘 건승하시고 건필하세요
방정민님의 댓글
방정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좋은 말씀들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따뜻한 말씀..부족한 저이지만 가슴깊이 새기며 살겠습니다. 행복 많이 지으시고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