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을 얼린 활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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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진관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 댓글 8건 조회 1,054회 작성일 2006-08-17 01:50본문
한여름을 얼린 활솜씨
- 매미의 외침
김진관
그리움과 꿈을 가지고간 땅속에서
열일곱 해를 붙들고 온몸을 던져
피 말리며 물고 온 말머리는 살아남기
엄지벌레가 된 매미에 붙어살며
성한 살을 파먹는 그 버러지의
씨가 없어지기를 바위처럼 기다린
여린 애벌레는
밤낮을 모르는 흙속을 뒹굴다가
강 건너 숲속에 이르러서
싱싱한 햇살과 푸른 이파리를 사랑하라는
노래를 들려주며 날개를 얻는다
해님의 눈길 받으며 이슬로 목을 축이고
텅 비운 몸속에 하늘과 땅의 바른 힘을 받아
아름다운 소리를 담아내려고
목이 끓어오르는 괴로움의 응어리 삼키며
온몸을 곧추세워 활시위를 힘껏 당긴다
맑고 우렁찬 소리에 실려
화살이 땡볕을 찢으며 연거푸 날아간다
한발, 두발, 세발……
무더위에 휘둘려 입을 벌리고 있는
사람들의 가슴에 정확하게 들어박히자
살 맞은 노루처럼 오그라들고
한여름은 순식간에 얼어붙는다.
- 매미의 외침
김진관
그리움과 꿈을 가지고간 땅속에서
열일곱 해를 붙들고 온몸을 던져
피 말리며 물고 온 말머리는 살아남기
엄지벌레가 된 매미에 붙어살며
성한 살을 파먹는 그 버러지의
씨가 없어지기를 바위처럼 기다린
여린 애벌레는
밤낮을 모르는 흙속을 뒹굴다가
강 건너 숲속에 이르러서
싱싱한 햇살과 푸른 이파리를 사랑하라는
노래를 들려주며 날개를 얻는다
해님의 눈길 받으며 이슬로 목을 축이고
텅 비운 몸속에 하늘과 땅의 바른 힘을 받아
아름다운 소리를 담아내려고
목이 끓어오르는 괴로움의 응어리 삼키며
온몸을 곧추세워 활시위를 힘껏 당긴다
맑고 우렁찬 소리에 실려
화살이 땡볕을 찢으며 연거푸 날아간다
한발, 두발, 세발……
무더위에 휘둘려 입을 벌리고 있는
사람들의 가슴에 정확하게 들어박히자
살 맞은 노루처럼 오그라들고
한여름은 순식간에 얼어붙는다.
추천1
댓글목록
오영근님의 댓글
오영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시 뵙고 갑니다.
김옥자님의 댓글
김옥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땡볕을 찢으며 날아가는 활솜씨
열심히 하시는 모습이 보이는 듯 참 좋습니다
김영배님의 댓글
김영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고운글 뵙고갑니다
목원진님의 댓글
목원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장맛구름 열풍이 밀고 가니
숨죽여 이제나 하고 기다리던
매미 군단이 한밤도 쉬지 않고
탈피해 까마귀 눈 훔쳐 가지에 올라
우리의 세상이라 짝 불러 요란합니다.
한미혜님의 댓글
한미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얼어 붙는 여름을 만들어 주는
살
노루와 우리에게 항상 겨냥해 오더군요.
좋은 글 뵙고 갑니다.
김진관님의 댓글
김진관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다녀가신 문우님들 고맙습니다. 오늘도 맑고 향기로운 날 되시기 바랍니다.
오형록님의 댓글
오형록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순간 심장이 멈출것만 같군요...
좋은하루 되세요..
김진관님의 댓글
김진관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부족한 글에 눈길을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