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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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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6건 조회 1,399회 작성일 2007-04-14 11:58

본문

행복사냥


                                                                      이 월란



이를 갈며 벼르고 벼르던 난
어느 날 아침, 총을 들고 <행복>이란 놈을 잡으러 갔다
저 오만한 하늘 위에 있다고도
저 도도한 산 위에 있다고도
저 방자한 바람 속에 있다고도
저 엄방진 물 속에 있다고도
보이지 않는 그대의 서늘한 눈 속에 있다고도
하기에......

바로 코 앞에서도 인간의 눈을 멀게 했고
손아귀에 쥐고 있다고 희희낙락하는 사람의 귀에도
<나 잡아 봐라~~> 속삭이며 정신을 혼미하게 헝클어 놓고
절묘한 둔갑술로 순진한 육신들을 현혹시켜
윤간하고, 능욕하고, 희롱하며 농간을 부려온
그 왕싸가지, 괴물, 펄떡거리며 뛰어다니는 그놈을,
지금은 번식 능력마저 쇠하여 멸종의 위기에 처해 있다는 그 놈을
산채로 회를 쳐먹는다고 해도 난 속이 시원치 않을 것 같았다

그놈을 복제하느라 혈안이 되어 있는 사람들은
바벨탑을, 소돔을, 고모라를 재건하려 밤마다 두드려대는 망치소리 요란했고
가정이란 밑둥이 통째로 잘린
기러기, 독수리, 팽귄같은 신종 조류인간들의 급증으로
우린 펄펄 나부끼는 새털에 숨통이 막히고 있었다

동뜬 하늘로, 고험한 산으로, 호된 바람으로, 유수한 물길로
간담을 녹이던 그대 두 눈 속으로
그렇게 결의에 찬 걸음은 천신만고를 겪으며 삭신에 생채기만 달고
헛총질 한번 못한 실탄의 무게에 허리가 휘어져 집에 돌아온 난
빈손이었다

그런데.......
그 악랄한 놈은 우습게도 집안에서 코까지 드르릉 골며
뱃심 좋게 심장을 벌려놓고 <날 잡아 잡쇼> 자고 있었다
그놈의 식솔들은
낮잠을 자는 아이의 속눈썹 위에서 바르르 떨며 앉아 있었고
문지방을 넘어오는 가장의 베시시한 웃음 속에 두 손 들고 서 있었고
끓어 넘치는 김치찌개의 빨간 갱즙 속에 흐물흐물 녹아나고 있었고
노트북 위에 톡톡거리는 내 손톱 위에서 탭댄스를 추고 있었다

난 그놈을 어이없게도 해치웠던거다

그런데..... 그런데......
어디선가 그 놈에게 얌심을 부리는 목소리 하나
가늘게 고막을 진동시키는 그 요부의 속삭임......
<지금 네가 먹고 있는 행복은 국내산? 중국산? 미제? 짜가?>

                                                                      2007.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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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순섭님의 댓글

이순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행복이 무엇 이기에 행복 사냥에 나서는 群像이 몰려옵니다. 저 산 너머 행복이 있다던데 , 저 바다 건너 낙원의 동산이 있다던데 행복과 낙원의 동산이 있는지 의심 스럽습니다. 그렇지만 가진 것 없는 가난한 사람이 행복한 것 같습니다.
참, 유타주가 미국 어디에 있는지 지도 찾아 보는 것을 잊었습니다. 보물찾기, 지도찾기도 행복으로 가는 또 다른 길 입니다.
따스한 주말 맞이 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손근호님의 댓글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0년전인가. 같은 업계에서 일하던 한국에 한 금발의 캐나다 여성(한국무역회사에 파견 나온)으로 부터 구애를 끈질기게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 우연이 알게 된 그녀에게 잘못한 건 저의 영미시(MY DEAR NAME, MY GENTLE LAKE)를 건네주었다가, 건네준 이유가 제가 적은시를 영어로 만들어서  영미인에게  검정을 받고 싶어서 건네 주었는데. 그녀는 프로포즈로 본 것 같았습니다. 그녀는 노골적으로 GO OUT 하자고 이야기 하고 내 주위에 그녀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저를 만나게 해달라 하더군요. 저는 정말 도망다녔습니다. 그런데 끝내 제가 거절을 했답니다. 수 년이 흘러, 그녀가 미소처럼, 저의 아름다운 기억처럼 남았더군요. 그때, 저의 마음엔 국내산 미재산 중국산 ,짜가라는 명제가 있었습니다. 황소는 황소끼리 얼룩소는 얼룩소끼리라는 그때 그 시절에 유행어에 따랐던거죠.  지금은 세계공존의 시대이니. 생각이 바뀌더군요.  사람의 심성이 중요 한 것이지....합니다. 다같이 먹고 마시는 존재이면서..... 작품 잘 감상 하였습니다.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냥을 해서라도
원산지를 가리지 않고 지녀야 하는 행복,
글로벌 시대,  포스트 모드니즘의  시대,    블루오션을 향한
현실이  곧  행복 일까요.....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디선가 그 놈에게 얌심을 부리는 목소리 하나>>
가늘게 고막을 진동시키는 그 요부의 속삭임......
<지금 네가 먹고 있는 행복은 국내산? 중국산? 미제? 짜가?>
ㅎㅎ 아마 짜가 가 판치는 세상 속고 사는게 당연한듯 합니다

목원진님의 댓글

목원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뤌란 시인님의 <행복사냥>의 멋진 시를 감상하여 아래의 생각이...
오래전입니다. 유럽 영국 캐나다를 거쳐 미국으로 들러 서서 그래이헌 버스를 타고
미국의 중요 요소를 탐방하였습니다. 홀로 돌고 돌아 코로라도강 언덕의 그랜드 캐니 온의
갉아진 꼴 자기 높이가 천 몇백 미터라는 것을 애매하게 기억하는데, 버스로 그 꼭대기에 올라
 하로 밤을 지냈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코로라도 평원으로 오르는 해님을보려...모랫길
오솔길을 낭떠리지 옆길을 걷는데 무당벌레가 몸 사랑 중이었습니다. 가다 말고 주저앉아
가만히 보았습니다. 무서워하지도 않고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만일 천적이었더라면, 그 벌레는
먹이가 되었을 터인데, 그러나 지금 행복한 중이니 무서움도 공포도 초월하여 목숨 걸고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아하..., 지금이 가장 행복한 벌레이구나, 누가 뭐라 한들, 생각한들, 자신들이 행복하다면,
그것이 행복이구나. 그러나 우리는 자기의 행복이 남의 희생에서 온다면 그것은 행복이 아니겠습니다.
 그래서 행복을 찾는데, 각양각색각층이 있어 한마디로 행복을, 바구니에 과일 담는 것과는 다른 것
같습니다. 저는 저세상으로 갈 무렵 자기 자신에게 자문하여 너의 인생은 행복했느냐 했을 때, 음, 나는
행복한 편이었다. 할는지 불행한 편이었다 할는지 아직 확고한 대답을 마련치 못 하고있는 것 같습니다.
그때까지 마음 그릇을 좀 더 크게 다듬어 만들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요지 음입니다.

박정해님의 댓글

박정해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글쎄요 행복이라는 실체를 말한다면 마음에서 오는 기쁨,충만감같은게 아닐까하는데요
저는 굳이 사냥을 하러 다니지는 않습니다만 지갑에 커피값이 있고 햇빛 좋은날
잡목숲을 산책할때 행복감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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