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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음(訃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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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7건 조회 1,378회 작성일 2007-04-15 08:07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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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음(訃音) 


                                                                  이 월란




하늘과 땅이 간단히 자리바꿈을 했다
물구나무를 서 있는 것도 아닌데
강토를 뒤덮은 구름을 디딜 때마다 휘청거렸고 
발이 빠져 고꾸라져버렸다
천공을 뒤덮은 땅은 흙비를 내리며 심장을 향해 
살갗을 강타하고 있다
그래서 물구나무를 서서 걸어가기로 한다
전신을 달구던 피는 빙점 위에서 냉각기를 뛰어넘으려
발을 구르며 소용돌이를 쳐대다가
경계경보도 없이 울려버린 공습 사이렌 소리에
놀란 듯 역류하며 정수리로 모여든다
뇌수로 모여든 기억들은 파업을 요구하며 농성 중이다
<사랑>이라는, 아무도 거들떠보지도 않는 그 혈서같은 
플래카드만이 바람에 농간을 당하고 있다
만춘에 내리는 정신없는 눈발에 침노당한 평화의 땅은 
목이 댕강 달아난 꽃들로 선혈이 낭자하다
구겨진 파지 속 버려진 언어들이 짐처럼 부려놓은 얼굴
손목이 부러지기 전까진 물구나무를 서서 걸어가야 할 것이다
눈물이 내 발등을 찍는 일 따윈 없을테니까
우직한 이성의 갈퀴는 여린 감성의 올무를 투두둑 끊어내고 있고
하늘과 땅은 합법적으로 타협을 시도하고 있다
서로 못할 짓 아니겠는가

이별과의 서투른 상봉
그는 죽었다

                                                                 2007.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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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장학기님의 댓글

장학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직한 이성의 갈퀴는 여린 감성의 올무를 투두둑 끊어내고 있고 하늘과 땅은 합법적으로 타협을 시도하고 있다' 얼핏 장황해보이나 멋진 함축입니다. 서투른 상봉으로 다가온 부음이여~~ 

朴明春님의 댓글

朴明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홍갑선 시인님의 시 속에서,
이월란 시인님 시 속에서
영원한 이승의 이별을 보며
맺히고 맺힌 정한을 읽어 봅니다.
좀 있으면 국립동작현충원에서 피비린 내 얼룩이 한으로 다가와
쏘나기처럼 쏟아 질 날도 잇을 것입니다
떠났다
실감이 나지 않는 현장에서 하루 이틀 일상 속에서 문득 문득 떠 올라
그리움으로 사랑으로 보고픔으로 깊숙히 박혀 진 언어들을 꺼내어 들으며
사는 게 그렇고 그렇구나 하는 속세의 한 시절을 염탐해 보곤 하지요
영생불멸인 것을 알 때 쯤 이면
이승에서 더욱 더 알찬 삶으로 정진을 하고 또 하며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시간을 쪼각쪼각 내어 다스리며
거꾸로던 옆으로든 앞으로든 바로든 어떻게든 
그게 다 내 안에 있음을 가지고 탓한다 하지 않도록
삶을 살찌우고 덧 없는 시간이 흐르더라도
그게 바로 나요 할 요량이라면
정말 아름답겠습니다

한 참 새기고 새겨 보면서
이월란 시인님
고운 날 되십시오^^

손근호님의 댓글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별과의 서투른 상봉]  참으로 좋은 시어 발견입니다. 시는 직접적으로 내놓는 것이 아니라 간접이나 비유/은유를 통해서 읽는이로 하여금  인간만이 가져 있는 감성을 자극하는 것입니다. 좋습니다. 백점~!!

이필영님의 댓글

no_profile 이필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녕하세요..
검은 나무 그림자가 인상적입니다.
벗어나고 싶지만 결국 고꾸라져버리는,,피할 수 없는 이승과의 이별을 앞에 두고,,
후회의 파도가 출렁거리며 다가오는,,마지막 가는 이의 흐느낌..
마지막 흔적조차도 거두어 가려는,,이별길을 재촉하는 야속한 사자..
영상과 잘 어울어지는 시.. 잘 감상하고 물러갑니다. 항상,, 행복하시길..

이순섭님의 댓글

이순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람의 죽음을 알리는 기별, 하늘과 땅이 간단히 자리바꿈을 하고 이별과의 서투른 상봉 그는  죽었다. 사람의 죽음을 알리는 시 잘 감상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 속 모자를 보고 2007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詩 당선작 이기홍 시인님의 `근엄한 모자` 를 올려봅니다.

오늘 예식장에 그를 데려가기로 합니다.
그는 내 가슴속에 살면서도
맨 위에 올라가 군림하기를 좋아합니다.
어쩌면 그는 나와 전혀 상관없는 사람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가끔, 내 튼튼한 밑바탕이 되어주는 그가
차갑고 근엄한 얼굴을 치켜들면
사람들은 그에게 다가가
다소곳이 머리를 조아립니다.
예식장에 초대 받아 온 사람들도
나 보다는 그에게
더 깊은 관심을 표하기도 해 속이 몹시 상합니다.
이제 그가 없으면 나는
사람들의 환호 밖으로 밀려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난 외려 그의 보디가드가 됐습니다.
그의 뾰쪽한 코가 땅바닥에 곤두박질치진 않을까
낯선 바람에 굴러가 낭패를 당하지 않을까
조금도 맘 놓지 못하고 그를 지켜봐야 합니다.
슬그머니 내 위까지 올라온 상전이 된
그를 위하여 언제까지나 나는 이렇게
나와 다르게 살아야 하나 요
그를 몰아내고 청바지 입기를 좋아하는
나를 데려올 수는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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