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주왕산 너는

                       조성규

눈에 담는 모든 것들이 한 폭의 수채화

정다운 사람들과 함께하는 칠천만 년의 주왕산

와 저것 대전사를 품에 안고

하늘을 향해 솟는 기백

잠시 걸음을 멎게 하는 기암들

우리 오늘만은 세상일들을 접어 두고

불타는 가을을 만나 보자

단풍들은 가는 곳도 잊은 체

오색 그림으로 기쁨을 주려 하지 않는가

오 가는 이 가지에 매달린 붉은 잎새를 이길세라

울긋불긋 맵시를 자랑하고 있다

내 차림새는 어떠냐고

자연도 사람도 꿈의 물결 모두가 꽃이었다

하얀 겨울이 온다 해도 담아온 너의 모습

그 바위 뭇 새소리 그 폭포 초록 물소리

너의 진한 포옹에 연인들의 가벼워진 발걸음을

본 데로 전해 주련다.

(2017년 11월 02일 경북 청송군 국립공원 주왕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