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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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8건 조회 1,072회 작성일 2007-03-17 13:17본문
이 월란
몸뻬 허리춤을 잡고 징얼대는 사내아이
한 대 쥐어박곤 못이기듯 구멍가게로 총총 사라진 모자
삶이 버거워 휘어지는 쇠옹의 허리, 귀퉁이 돌아 한번 펴 보지만
엇박자로 디딘 자국, 갈라진 돌개루 사이로 시름만 고이고
고샅 구석빼기 녹아나던 봄볕에 젖어 말뚝잠을 자던 걸인
해걸음에 하루를 밟고온 행자들의 만신에서 뚝뚝 떨어져내리던
피날의 파편과 곤비의 보풀들이
유랑하는 바람따라 구석으로 구석으로 쌓여만 가고
회명 속 두 그림자
주워담지도 못할 철없는 약속 흩뿌리며 틈을 메우고
그렇게 하루를 지우고 골목길따라 잠적해버린 세인들
야트막한 담벼락엔 코후비던 조무래기들의 손때 위에
덧칠한 열손가락 생의 지문들이 한숨으로 베어들고
가는귀 먹은 노인네 안방에서 흑백 텔레비전 소리 웅성웅성 번져나오면
무작스럽게 발라진 시멘트벽의 숨통은 덧창사이로 새어나오던
불빛 속에서 어둠을 헤아리고 있는데
대중목욕탕에서 젖은 머리 찰랑이며 돌아오던 세 자매
대문이 보이는 골목길에 들어서면 어김없이 먼저 달려가던
작은언니의 그 하찮은 버릇에 지금 왜,
마늘 깨문 혀처럼 가슴이 아려 서러워 오는것인지
그리움의 터가 되어 자꾸만 좁아지던,
지금은 휑하니 비어 누군가 참지못해 허물어버린
기억의 신작로로 아스라이 이어진 그 골목길
2007.3.16
댓글목록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첫글에 댓글을 달아 드리는 영광을 얻었군요 '
잘 보았습니다
내일 서울에서 뵙기를 청합니다
이월란님의 댓글
이월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금동건 시인님...
가서 축하해드리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습니다만...
너무 머~~~얼~~~~어~~~~요....
멀리서나마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늘 행복하시고 건필하십시오..
조정화님의 댓글
조정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기억속의 골목길인듯 합니다. 늘 글을 열심히 쓰시는데 생활의 바쁜 핑게 삼아 문우 님들에게 덧글을 달지 못합니다.
깊은시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필 하셔서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김영배님의 댓글
김영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옛추억을 그립게하면서......
항상좋은시를 많이쓰시어 우리를 감동시키시는 시인님 감사합니다..
박정해님의 댓글
박정해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작은 언니가 사라진 기억의 골목길,흑백 텔레비젼소리 흘러나오던...네 그런 시절이 있었지요 우리들의...
감사히 읽습니다 좋은 주말 되시고요
김현길님의 댓글
김현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기억의 신작로로 아스라이 이어진 그 골목길"
이월란 시인님 저도 그 신작로 그 골목길을
많이도 다녔습니다.^^
이정희님의 댓글
이정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월란 시인님 안녕하세요
옛날에 골목길 참많았는데
정겨운 길이였구여
다시 옛생각에 잠시 잠겨 보네요
건강 하시고 건필 하세요
朴明春님의 댓글
朴明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야트막한 담벼락엔 코후비던 조무래기들의 손때 위에
덧칠한 열손가락 생의 지문들이 한숨으로 베어들고
가는귀 먹은 노인네 안방에서 흑백 텔레비전 소리 웅성웅성 번져나오면
무작스럽게 발라진 시멘트벽의 숨통은 덧창사이로 새어나오던
~
아련합니다.
고운 향기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