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生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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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1,292회 작성일 2020-03-30 17:54본문
뜨거운 生命
이 순 섭
집으로 돌아갈 시간, 대장간 옆 방앗간
쇠 두드리는 소리 따라 퍼지는 참기름 향기
누구나 몸속에 잠든 소리와 향기 빠져나간 자리
기다렸다는 듯 눈으로 보기에 지저분한
손가락 끝 자국, 바람과 함께 몰아붙인
비 · 눈 · 먼지 흔적 지우려 구긴 신문지로 닦기 전
붉은 원 귀퉁이 떨어져 나간
귀하지만 보통하는 말
빨간 바탕 하얀 굵은 글씨 두꺼운 얼굴 모양 스티커
손으로 조심스럽게 때내 남은 자국
가느다란 칼날로 긁어낸 후
구겨진 신문지로 말끔히 지나간 자리
정전기 손끝마다 닿을 때
발생하는 작은 공간, 하늘 아래 품은 따뜻한 마음
그대 떠난 나는 갈 테야
머리 위 지붕 위로
계단 따라 화장실로 가는 발자국 소리 묻힌
하얗게 쌓인 솜이불 걷어낸 마당
세상은 아무리 인간이 험하게 만들어내도
세상은 세상인 것
머리 위 계단으로 모르는 사람들 오르내려
배설해 얼마만큼 가벼워지는 사람 떠나가는 곳
과거에 나도 계단 오르내렸다
정지한 순간에도 갈아 숨 쉬는 곳
바라보는 눈 따른 마음, 변함없이 움직이는 몸
밖에서만 이루어지는 뜨거운 生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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