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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죽음

페이지 정보

작성자 : 고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6건 조회 1,378회 작성일 2005-11-25 15:43

본문







사람의 동네/고은영/50호
DSCF3717.jpg


어떤 죽음 / 고은영



" 나 죽을 것 같아 그놈이 날 죽이려 들어 너무 무섭고 두려워"

바싹 말라 건조한 그녀 목소리가 검은 그림자로 드러눕더니
갑자기 천 길 낭떠러지 앞에선 듯 다급하게 들렸다
수화기 넘어 그녀는 끊었다 이어지는 단절음으로
서두 없이 지껄이고 있었다
소름 돋는 저편의 얘기가 계속되는 동안

계속해서 내 머리엔 "나 죽을 것 같다" 는
말만 반복해서 재생되고 있었다
묵시처럼 마지막 예견 같은 절박한 몇 초가
침묵으로 길게 이어졌다
결코, 되돌릴 수 없는 현실을 절망하는 그녀에게
나는 아무 말도 해줄 수가 없었다

"경찰에 신변요청하고 피해! 그 방법 외는 없어 그렇게 해 응?"

그녀와 사이에 허기진 별똥 몇 개가 뭉클뭉클 떨어져 흘렀다
헉헉대는 그녀의 숨소리가 빙하기에 갇힌 얼음 언
여인의 시체처럼 싸늘하게 내 목과 머리를 붙들고 늘어졌다
감전된 듯 전류가 번개처럼 지나갔다
갑자기 온몸에 바늘을 찌르듯 차가운 통증이 오기 시작했다
어떤 공포가 미래로부터 비밀스럽게
부활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렇게 갔다
구겨진 종잇장처럼 상자에 담겨 유기된 채
공영 주차장에 보름 이상이나 방치되었다
가난한 그녀 아들이 허기진 지어미 사랑에 목말라
한참을 지난 뒤 찾아낸 그녀는 눈 빠진 물고기처럼
부패에 초입도 벗어나고 흐물거리는 쓰레기가 되어
악취를 풍기며 썩고 있었다
그게 다였다

어느 날 그녀로부터 내게 걸려온 전화는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예감이 낳은
처절한 사투의 몸부림, 마지막 유언 같은 것이었다
가끔 예고 없이 나는 섬뜩한 필연조차도
심히 무거운 고독을 준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그녀의 얘기를 필히 글로 옮겨야한다는
어떤 중압감에 사로잡혀 때론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아마도 그녀의 "나 죽을 것 같아" 라는 말은
평생을 내 그림자처럼 나를 따라다닐 것이다
그토록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았고 늘 생글거리던
가난하여 멍든 그녀의 절규하던 수화기 저편의 소리가
기회만 있으면 내 마음을 일으켜 속살 거린다
" 나 죽을것 같아, 나 죽을것 같아, 나 죽을것 같아"

Ernesto Cortazar - Rememb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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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태일님의 댓글

김태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영화나 드라마도 아니고 어떻게 그런 일이...
참으로 무서운 세상이군요.
그런 생각이 날 때는 TV를 켜서 재미있는 드라마라도 보면서
얼른 그런 생각을 떨쳐버리시길...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의 뇌리에서  오래  기억으로  남을 겁니다.  그러나  그것을 바로  시상으로 떠 올리시는 능력이  있으시니 예후는 걱정 안해도  되겠지요?.
놀라운  경험을  하셨어요!. 정말.    놀랍습니다.

박민순님의 댓글

박민순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고운영시인님 고운날 도시길 이밤도
기원드립니다 행보간밤 되세요^^&

홍갑선님의 댓글

홍갑선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이구 무서워라! 꼭 전설의 고향 한편 본 것 같네요.
나 살것 같아 나 살것 같아 하면 어떠신지요
즐겁고 편안한 나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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