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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다라曼陀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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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no_profile 이내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460회 작성일 2018-01-31 10:43

본문

만다라曼陀羅*


송현  이내빈


호리병葫芦瓶 속의 새는 애초 날을 수 없었다


천근 무게 버거운 만행승萬行僧의 바랑钵囊


절대고독을 숨쉬며


깊고 서늘한 눈망울을 억겁의 허무로 채운다


형언할 수 없는 비애가 바람을 탄다


객승은 홀로 설해목 누워있는 산을 오르며


부유하는 속세의 본능과 치열하게 맛선다


욕망과 좌절이 극락과 지옥을 넘나들며


뼛속깊이 파고드는 허망한 실체를 찾아 헤맨다


오르막 올올兀兀히 무상에 든 한 마리의 학


바람도 발꿈치를 치켜 세운다


대각大覺을 향한 무공방無孔房의 죽살이


벽을 치는 마른 바람소리에 창자를 씻어내며


삶과 죽음의 경계가 허물어 진다


객승은 보리수 아래 바랑을 내려놓고


시작도 끝도 없는 화두를 장삼長衫자락으로 가린다


번뇌의 안개 뒤덮인 깊고 높은 천상의 문턱에서


형형한 눈빛으로 빈잔 가득 허공을 담아


욕정의 비린내 거둬내며 한송이의 만다라를 피워낼 때


잠자리 날개처럼 투명한 새벽이 산자락을 오른다


호리병속의 새는 애초부터 꺼낼 수 없는 것 이었다

 

*만다라-法界의 온갖 덕을 갖춘 것이라는 뜻으로 부처가 증험한 것을 그림으로 나타내어, 숭배의 대

             

              상으로 삼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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