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소리

소의 울음소리다

담장을 넘고 언덕베기와 산을 넘어

저녁연기 내품는

고향집으로 돌아오는 음∼메 음∼메

완급과 강약을 녹이고

장단과 고저를 매질하고

배음과 절정과 인고가 버무러져

맥놀이는 여음을 뽑아낸다

풍년을 기원하는 놋쇠의 살풀이는

수천의 매질과 담금질로

하늘의 울음이 되고

치솟는 하늘의 소리가 된다

웅장하고 육중하며

길게 꺽고 꺽고 꺽이어 나가다가

정체절명의 순간을 파고들며

소리는 삼라만상을 품에 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