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오시는 방법(-클릭-) 회원가입은 이곳으로 클릭++^^ 시작페이지로 이름 제목 내용

환영 합니다.  회원가입 하시면 글쓰기 권한이 주어집니다.

회원 가입하시면 매번 로그인 할 필요 없습니다.

떨어져 나간 아버지 팔과 아들

페이지 정보

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5건 조회 2,094회 작성일 2007-07-17 12:01

본문

아이는 어른 보다 오래 산다.
아버지와 아들이 지상과 멀어져 하늘로 올라간
사람 개미처럼 보이는 상공에 비는 뿌리지 않고
햇빛이 눈부시게 뿌렸다.
뿌리 있는 나무 비와 햇빛 바라고 서있는 날
비가 내리면 햇빛은 보이지 않을 뿐
햇빛 내리쬐면 비는 하늘 높은 곳에 숨어 숨 헐떡거린다.
아버지는 아들 먼저 보내기 안쓰러워 두 팔로
맑은 정신 할 수 없이 놓기 전 감싸 안아 가슴에 품는다.
말하지 못하는 대신에 팔이 떨어져 나간 자리
아들은 아버지와 함께 숨을 거두었다.
아들은 아버지 보다 당연히 오래 살 수 있었는데
아버지 보다 먼저도 아닌 함께 아버지 품에서 잠들었다.
말 배우기 전 떠나간 아이 입 자리에 피어난
눈물 꽃 그 이름은 누하화(淚河花)
멀리도 떨어져 있지 않는 아버지 옆에
누워 있을 수밖에 없는 어머니
가는 팔이 길 다면 여윈 다리 쭉 뻗어 아이에게
닿을 수 있다면 누하화 품에 안아 감싸고 푼 어머니
그렇게 보내려면 아들 낳지 않을
말 없는 어머니 옆에 두 눈 감고 먼 이국 산 속에
내려앉은 천사에게 개미는 다가간다.
죽음 있는 나라에 살아 숨쉬는 것조차 두려워 말고
다가선 춥지 않는 더움의 바람에 나뭇잎 흐느껴 울었다.
아버지 떨어져 나간 팔 아들에게 이어지지 못하는 아픔
하늘에서는 오지 않는 비 뿌린다.
긴 줄 일렬로 걸어가는 개미 행렬에 이탈한 개미 한 마리
질질 오줌 뿌리고 사람이 먹다만 사과 구멍 속이
훤히 보이는 언덕 아래로 내려간다.
누구에게도 찾아 갈 수 있는 것들 보이지 않는
선택의 끝머리에 매달려 다가온 죽음
어찌할 봐 몰라 몸부림쳐도 하늘은 그저 바라만 보고 있다.
비 멈춘 이국의 산언덕 신의 빛 내리쬐는 사과 구멍에서
나온 개미는 떨어져 나간 아버지 팔이 멈춘 아이의 눈앞에
멈춰서 하늘 원망하고 대지 한탄하지만
아버지 팔은 어깨에 이어지지 못한다.
죽음은 그렇게 먼 이국땅에서 펼쳐져 흰 구름 타고
이리고 오는데 마중 나오는 개미는 한 마리도 없다.
추천0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이월란님의 댓글

이월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먼저 보내는 자식은 나이가 어릴수록 더 아플 것 같습니다.
부모는 선산에 묻고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고 했나요.
경험이 없더라도 부모라면 누구나 짐작이 가고도 남는 아픔입니다.

방정민님의 댓글

방정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누하화'의 전설인가요? 아님 설마 진짜 선생님의 경험은 아니시죠? 그렇다면 정말 뭐라고 말씀을 올려야 할지....가슴아픈 일이네요...;; ㅜㅜ 그것도 먼 이국땅에서 먼저 보낸 자식이라면 그 슬픔은 이루 말할 수가 없겠죠...;;
가슴 아픈, 그러나 가슴 뭉클한 시 잘 봤습니다!

방정민님의 댓글

방정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캄보디아 사건의 뒷이야기이시군요..
시인은 때론 객체(세계)의 자아화-주로 소설에서 많이 쓰는 것인데-를 잘 다루어야 좋은 시인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보고 다시 읽으니 가슴에 더 와 닿네요...^^
좋은 시 잘 봤습니다. ^^

빈여백동인 목록

Total 229건 2 페이지
빈여백동인 목록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추천
열람중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5 2007-07-17 0
188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4 2007-08-30 0
187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3 2007-10-13 0
186
앗 숨 # 댓글+ 3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0 2006-09-08 0
185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1 2007-04-05 0
184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5 2007-04-29 0
183
레즈비언 언니 댓글+ 4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82 2007-05-30 0
182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1 2007-07-20 0
181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6 2007-10-15 0
180
편지봉투 댓글+ 5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7 2006-09-20 0
179
公共勤勞 김 씨 댓글+ 3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8 2007-04-08 0
178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1 2007-05-01 0
177
BACK DANCERS 댓글+ 5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8 2007-06-01 0
176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68 2007-07-23 0
175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5 2007-09-01 0
174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6 2007-10-16 0
173
소록도 파리 댓글+ 4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5 2006-10-01 0
172
배설(排渫) 댓글+ 5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0 2007-02-21 0
171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0 2007-05-02 0
170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6 2007-06-02 0
169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4 2007-07-25 0
168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2 2007-09-02 0
167
樂園莊 旅館 댓글+ 6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4 2007-10-17 0
166
거리풍경 댓글+ 6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1 2006-10-31 0
165
스프링 노트 댓글+ 4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8 2007-02-25 0
164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1 2007-04-12 0
163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5 2007-05-06 0
162
종이인형 댓글+ 6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66 2007-06-05 0
161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6 2007-07-27 0
160
햇빛 찾기 댓글+ 3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9 2007-10-20 0
159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2 2006-11-05 0
158
세차장 댓글+ 3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9 2007-02-28 0
157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8 2007-04-13 0
156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2 2007-05-07 0
155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6 2007-06-07 0
154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92 2007-07-29 0
153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5 2007-09-11 0
152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8 2007-10-24 0
151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9 2007-03-02 0
150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1 2007-04-14 0
게시물 검색
 
[02/26] 월간 시사문단…
[08/28] 토요일 베스트…
[07/03] 7월 1일 토…
[04/28] 5윌 신작시 …
[11/09] 2022년 1…
[08/08] 9월 신작 신…
[08/08] 9월 신작 신…
[06/29] -공개- 한국…
[06/10] 2022년 ◇…
[06/10] 2022년 ◇…
 
[12/28] 김영우 시인님…
[12/25] 시사문단 20…
[09/06] 이재록 시인 …
[08/08] 이번 생은 망…
[07/21] -이번 생은 …
 
월간 시사문단   정기간행물등록번호 마포,라00597   (03924)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4길 17 사보이시티디엠씨 821호   전화 02-720-9875/2987   오시는 방법(-클릭-)
도서출판 그림과책 / 책공장 / 고양시녹음스튜디오   (10500) 고양시 덕양구 백양로 65 동도센트리움 1105호   오시는 방법(-클릭-)   munhak@sisamundan.co.kr
계좌번호 087-034702-02-012  기업은행(손호/작가명 손근호) 정기구독안내(클릭) Copyright(c) 2000~2024 시사문단(그림과책).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