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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어진 바위와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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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8건 조회 1,872회 작성일 2007-09-27 18:09

본문

산이 내게 다가왔다.
산은 밋밋한 산이 아니다.
산에 올라가니 밑에서 보이지 않던
산이 하늘 가로 막아
땅에 우두커니 서있다.
멀리서 바라 본 산 작아보였지만
가까이 다가선 큰 산
발 앞에 고무신 산바람 감추고
나란히 세워져 있다.
쓰러지지 않으려 일으켜 서서 바라본
산이 부끄러워 얼굴 가린 가까이 가지 못해
물 들어간 고무신
고무 냄새 풍겨 전해진 말
말 못할 감춘 내역 이 몸 감춘 산허리
휘어잡고 휘청거리는 발걸음 멈추어 버린다.
이상한 나라에 들어가고 싶다.
굴러가는 돌멩이 있고 땅 속에 묻힌 바위
잎 떨어진 나뭇가지 푸른 하늘 가린
퍼지지 않은 종이에 가려 바위로만 남아
떨어져나간 산 멀리하고 끝날 때까지
바위로만 남는다.

산이 어느 날 내게 다가왔다.
항상 멀리서 바라보려고 했지만
가까이 다가 선 산이 내게 다가왔다.
다가와 뿌리치지 못하는 산이 있기에
산은 항상 땅 위에 서서 산 바라보고 있다.
부어오른 배 부여잡고 밋밋한 산 내려와
북채로 산 때려 울려오는 소리 퍼지지 못해
산 위에서 흘러나온 구름 묻어난 물에 잠긴다.
북채로 배 때려 울려나온 맑은 소리
산허리 감고 구름 속으로 사라진다.
거북하다 말하지 않으려는
부어오른 얼굴에 가려진 배 보이지 않을 때까지
감추고 올라갔던 산에서 내려온다.
산 위에서 흐르는 물이 있기에
산은 배 누르고 우뚝서있다.
고무신에 물이 차올라 강 건너 바다 향하는
바다 길목 목 늘이고 서 있는 산이 바람에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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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필영님의 댓글

no_profile 이필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녕하세요, 즐거운 한가위 되셨나요? 저는 매우 즐거웠답니다. (*^^*)
늘 좋은 글로 다가오시는 시인님, 이번엔
<거북하다 말하지 않으려는 /부어오른 얼굴에 가려진 배 보이지 않을 때까지
감추고 올라갔던 산에서 내려온다. /산 위에서 흐르는 물이 있기에 /산은 배 누르고 우뚝 서있다>
이 부분이 제 가슴을 두드리네요. 나름대로 해석을 해 보고 있는데 왜 이렇게 재미있을까요?
좋은 글 읽고 갑니다. 비오는 날 건강 조심하세요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숲이 좋아  숲으로  갔다가
숲은  보이지 않고
나무하고만  놀았다는  싯귀가  생각납니다.
시인님은  제대로  산과  놀고  오셨나  봅니다.ㅎㅎㅎ

이월란님의 댓글

이월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늘 그 자리에서 변함없이 사람들을 부르는 산도 시인님의 글 속에선 새롭게 태어나는군요.
어느 시인의 글 중에 이 글귀가 아직도 생각이 납니다.
<.......
  가다 보니 산이 떡 하니 서 있다
  가라는 건지
  오라는 건지.....>
산을 오르는 사람들을 늘 존경합니다. 전 잘 오르지 못하거든요..
환절기에 건강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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