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떠다니는 메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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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김 석 범
처마 끝 새끼줄에 의지한 채
바람의 숨결 따라 어설픈 몸
흔들며 신비의 노래 부르리
아낙 콩 씻는 우물의 두레박에
가을의 풍성함 송골송골 맺혀있고
콩 삶는 장작불 타는 장단에
땀과 정성이 스미어 들며
잘 익은 황금을 찧는 절구통엔
천지의 조화가 가미 된다
겨울 햇살 휘감아
화사한 분 바르고 긴긴밤 지새우다
새벽녘 내린 백설白雪의 소리까지,
할아버지 산소 어슬렁거리는 토끼
발걸음 소리까지,
살 애는 칼바람 소스라치게 울어대는
대나무 숲의 울음도,
골방 고구마 썩는 씁쓸한 냄새까지도
냉큼 빨아들이는 천혜의 발효식품
자연의 그 어떤 것을 마다 않고
묵묵히 수용하는,
영혼까지 맑게 하는 그 순수함
무엇을 더 바랄 수 있으리오
지그시 눈을 감고
너를 입에 한 모금 깨물면
어느새,
처마 끝에 매달았던 부처가
세상을 활보한다
댓글목록
전광석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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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메주 만큼이나 구수합니다...
고향 향기도 묻어나고 명절 앞두고 정 그리운 마음에 넉넉함이 있어 참 좋습니다...
석모도의 추억이 생각이 납니다 언제나 따뜻함으로 대하시는 시인님의 모습에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최경용님의 댓글
최경용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오장과 육보까지 스며든 구수한 도량은 영혼에 이르니
부처가 따로 있음이 아니요 곧 처마끝에서 하늘 떠다니는 메주가 부처일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지은숙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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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인 잘 지내시죠......^*^
김영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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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글 뵙고갑니다.....
한미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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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람속에서 메주는 더욱더
발효되어 깊은 맛을 우리에게 주고있네요^^*
김석범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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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의 모든 것을 수용하는 메주처럼 깊은 맛을 우려내며 활기찬 세상을
맑은 영혼으로 이끌어 가는 아름다운 세상이기를 기원드리면서....
시인님의 맑은 미소에 감사드리면서...환절기 건강 조심하소서...^^~
박민순님의 댓글
박민순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한겨울 아랫목에서
늘 자리하고 있던 구수한
메주 만큼이나 향긋함을 주십니다~
고운 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