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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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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정재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1,371회 작성일 2008-07-25 17:05

본문

성    묘
            // 정 재 철
그가 날 부른 곳이
절라도 일로읍 망월리 산 몇 번지인지는  모른다.
사륜차는 그의 삶처럼 으슥한 비포장도로를 달렸다.
아침에 내려앉은 비로 사륜차 바퀴흔적이 뚜렷하다.
그가 가는 날도 비가 왔었다.
그 흔한 상여도 없이 그는 군대를 막 제대한 동생이 끄는
리어카에 실려 흔들거림을 꾹 참고 여기까지 왔다.
그가 세상에 남긴 것이라고는
리어카에 흔적과 눕기에 적당한 땅 한 평이었다.
대문 뒤에 숨어서 마지막으로 그를 보았다.
난 그때 3학년 반장이었다.
엉망이 된 그의 봉분에 풀을 뜯는 나를 그가 보고 있다.
즐겨 피웠던 청자담배는 아니어도 담배를 권했다.
그때 꿩 한 마리 날아올랐다.
꿩 꿩 꿩 꿔 꿔 꿩
어쩌면
꿩은 꿩 소리만으로 꿩이 된다.
죽은 자는 땅 한 평 주인으로 죽은 자가 된다.
이제 3학년도 반장도 아닌 나는
이름 석자 봉투 적기에 익숙한 조문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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