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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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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정재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건 조회 1,319회 작성일 2008-07-26 15:41

본문

비 오는 날
          // 정 재 철

아무도 하늘을 올려다보지 않는 세상에
비가 내린다.
흥건한 물바가지 첨벙 떠올려
퍼 붓는다.
다들 타인이라는 이름으로
비 피하기 적당한 곳을 찾기에 분주하다.
비를 품은 바람이 불 때
도시는 이기의 살 냄새를 풍긴다.
비가 내리면
이름모를 사람들의 발목을 적시고
어깨를 타고 뱀처럼 슬슬 기어 내린다.
기어이 펼쳐진 손바닥만한 색색의 가리개가
욕심 많은 도시의 길을 메워도
미처 가리지 못한 음부를 파고들어
비린내 나는 도시로 만든다.

이 비가 그치면
다시 향수 내 진동하는
도도한 도시로 돌아 갈 것이다.

이 비가 그치면
다시 아무도 하늘을 쳐다보지 않는
뻔뻔한 도시로 돌아간다.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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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방정민님의 댓글

방정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도시의 삶이란 개인적이고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면이 있죠...;;
비가 오면 더욱 으스스하고 개인적이고 을씨년스러운 곳이 도시네요.
문명 비판적인 시,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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