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방과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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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1,463회 작성일 2008-03-20 12:56본문
과거 잊혀진 생활
똑같은 크기 종이가 쌓여
한 권의 책을 만들 듯
갇혀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옛일이 있습니다.
단물 다 빼 먹고 씹다만 껌 붙여놓은 방
아버지의 밥 녹슬지 않는 스테인리스 그릇
장롱 이불 속에서 잠들어 있습니다.
다시 씹으려 때낸 자국 있는
국화꽃 모양 자국 도배지
아버지 피신 담배 연기에 누렇게 변해
세월의 흐름을 말해주고
빛바랜 책 페이지 한 장 한 장
넘어가고 있습니다.
뜯어낸 껌과 함께 흔적 잃은 국화꽃
입 속으로 들어가 단물 맛은 없지만
아버지 피신 담배 진이 폐부 속으로
스며듭니다.
다 넘겨진 책 열려있는 오른쪽 세로 줄
두 곳 절벽에 지울 수 없는 누런 맥이
통하고 있습니다.
작은 창에 돋아난 어머니 피부 혹과도 같이
눈을 피하고 눈살 찌푸리는 시선
멀리하고픈 심정입니다.
포마드 바르고 머리 위로 빗어 올려
생겨나지 않는 머리 가르마 길
어머니는 그 길로 걸어가지 못하셨습니다.
오직 남대문 시장으로 다니시는
길로 다니셨습니다.
두 팔에 새 옷 같은 헌 옷 걸치고
손뼉 소리 울려 퍼져 시계 초침 멈춘
광명당 시계점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두꺼운 유리 진열장 안 손목시계 분침 움직임에
창고에 쌓여 있는 벽시계 어깨에 메고 시침 따라
신세계 백화점 지하도 걸어갈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세월은 다시 피는 목련 꽃 보다
다시 필 국화꽃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똑같은 크기 종이가 쌓여
한 권의 책을 만들 듯
갇혀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옛일이 있습니다.
단물 다 빼 먹고 씹다만 껌 붙여놓은 방
아버지의 밥 녹슬지 않는 스테인리스 그릇
장롱 이불 속에서 잠들어 있습니다.
다시 씹으려 때낸 자국 있는
국화꽃 모양 자국 도배지
아버지 피신 담배 연기에 누렇게 변해
세월의 흐름을 말해주고
빛바랜 책 페이지 한 장 한 장
넘어가고 있습니다.
뜯어낸 껌과 함께 흔적 잃은 국화꽃
입 속으로 들어가 단물 맛은 없지만
아버지 피신 담배 진이 폐부 속으로
스며듭니다.
다 넘겨진 책 열려있는 오른쪽 세로 줄
두 곳 절벽에 지울 수 없는 누런 맥이
통하고 있습니다.
작은 창에 돋아난 어머니 피부 혹과도 같이
눈을 피하고 눈살 찌푸리는 시선
멀리하고픈 심정입니다.
포마드 바르고 머리 위로 빗어 올려
생겨나지 않는 머리 가르마 길
어머니는 그 길로 걸어가지 못하셨습니다.
오직 남대문 시장으로 다니시는
길로 다니셨습니다.
두 팔에 새 옷 같은 헌 옷 걸치고
손뼉 소리 울려 퍼져 시계 초침 멈춘
광명당 시계점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두꺼운 유리 진열장 안 손목시계 분침 움직임에
창고에 쌓여 있는 벽시계 어깨에 메고 시침 따라
신세계 백화점 지하도 걸어갈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세월은 다시 피는 목련 꽃 보다
다시 필 국화꽃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추천4
댓글목록
김영배님의 댓글
김영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Cherish the memories of one`s last day]
지난날들의 추억을 그리워 하시네요
감사합니다,,,
장대연님의 댓글
장대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 시인님이 소싯저인 부모님 세대의 애한이 절절히 배어나는 회억의 장이군요.
<세월은 다시 피는 목련꽃보다 다시 필 국화를 기다고 있다> 가슴에 와닿습니다.
김순애님의 댓글
김순애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난 추억에 젖기 보다는
아름다운 새로운 추억 만들어 보세요
이월란님의 댓글
이월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기억 속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는 감정의 찌끼들이
때론 현실보다 더 절절한 순간이 있더군요.
우린 늘 그 기억의 방을 무너뜨리진 못하지요.
뵙고 갑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