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속은 바람의 공동묘지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http://sisamundan.co.kr/gnuboard/data/member/yo/younock04.gif)
![](http://sisamundan.co.kr/gnuboard/skin/board/hp5_basic14/img/btn_email.gif)
본문
바다 속은 바람의 공동묘지다 /강연옥 1 바다 속은 바람의 공동묘지다 바람이 묻힌 바다 속엔 침묵만이 흐르며 밤이 되어도 별이 뜨지 않는다 감각이 죽어 고통조차 없는 관념만이 흐물흐물 해초들을 흔들며 유영을 한다 방향과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 속에 갇힌 채 울부짖어도 소리를 낼 수 없는 바람의 시체가 낚시 그물에 걸리어 가끔씩 올라온다 2 바람이 바닷물을 까닭 없이 툭툭 치는 것은 아니었다 두려운 삶이 죽음의 존재를 확인 하고자 약을 올리며 물결을 살살 일으키다가 태풍으로 쳐들어가도 참패하고만 페르시아의 살라미스 전투처럼 결국 바다 속에 묻히고, 패잔병들만 섬 위에 몸을 걸치고 태양 빛에 시들어 간다 배가 물살을 찢으며 달려도 바다는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하얀 속살 드러내며 밀가루 반죽 위에 찍었던 손바닥 자국 이내 사라지듯 햇살만이 태연히 반짝거린다 낚시 줄에 비린내 풍기는 고기 한 마리 올라오자 내 머리카락을 앙칼지게 가르는 삶과 환생을 갈망하듯 부력으로 솟구치는 죽음 그 경계선에 떠있는 현실의 배 위에서 오늘도 난 물결의 파장에 울렁거리며 서있다 |
바다 속은 바람의 공동묘지다
시/ 강연옥
1
바다 속은 바람의 공동묘지다
바람이 묻힌 바다 속엔 침묵만이 흐르며
밤이 되어도 별이 뜨지 않는다
감각이 죽어 고통조차 없는 관념만이
흐물흐물 해초들을 흔들며 유영을 한다
방향과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 속에 갇힌 채
울부짖어도 소리를 낼 수 없는
바람의 시체가
낚시 그물에 걸리어 가끔씩 올라온다
2
바람이 바닷물을
까닭 없이 툭툭 치는 것은 아니었다
두려운 삶이 죽음의 존재를 확인 하고자
약을 올리며 물결을 살살 일으키다가
태풍으로 쳐들어가도 참패하고만
페르시아의 살라미스 전투처럼
결국 바다 속에 묻히고,
패잔병들만 섬 위에 몸을 걸치고
태양 빛에 시들어 간다
배가 물살을 찢으며 달려도
바다는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하얀 속살 드러내며
밀가루 반죽 위에 찍었던 손바닥 자국
이내 사라지듯 햇살만이 태연히 반짝거린다
낚시 줄에 비린내 풍기는
고기 한 마리 올라오자
내 머리카락을 앙칼지게 가르는 삶과
환생을 갈망하듯 부력으로 솟구치는 죽음
그 경계선에 떠있는 현실의 배 위에서
오늘도 난
물결의 파장에 울렁거리며 서있다
댓글목록
목원진님의 댓글
![](http://sisamundan.co.kr/gnuboard/data/member/ks/ksusumu58.gif)
중학시절 서귀포 앞바다에서
소살 갖고 바닷속으로 잠수하여
북발이 논쟁이 어랭이 솔 치 모살 상어 문어 쏘러 다녔었습니다.
바닷속은 바람에 따라 해초 나뭇가지 마냥 흔들리고 바람 잔잔하면,
용궁이 펼쳐집니다. 지상에서 볼 수 없는 신기한 해저의 아름다운 세상이 전개됩니다.
바다로 기체 되어 오르니 바람의 모체이며 그 바람 늙어지면 숨지나니 다시 묘지로 잠들게 마련이겠습니다. 기체와 생명의 원천인 바다 기체와 생몀의 묘지도 되겠습니다. 잘 감상하였습니다.
강연옥님의 댓글
![](http://sisamundan.co.kr/gnuboard/data/member/yo/younock04.gif)
섶섬, 범섬이 떠있는 서귀포 앞바다는
참으로 아름답지요. 시인님의 어린시절의 모습을 그릴 수 있네요. ^*^
김석범님의 댓글
![no_profile](http://sisamundan.co.kr/gnuboard/img/no_profile.gif)
생과 사의 갈림길.... 그 수평선에서 현실과 죽음의 현실을 실감하고 갑니다...
김현길님의 댓글
![](http://sisamundan.co.kr/gnuboard/data/member/tk/tkahgkqslek.gif)
저도 바다를 수시로 보고 살아갑니다만. 그러나 강연옥 시인님이 그리는 제주 바다는 아직 보질 못했습니다. 기회가 없어 제주도에 가보지 못했거던요.^0^
다들 가는 신혼여행도... 감상 잘 하고 갑니다.
강연옥님의 댓글
![](http://sisamundan.co.kr/gnuboard/data/member/yo/younock04.gif)
김석범 시인님, 안녕하세요? '현실과 죽음의 현실'이라는 댓글에서 또 다른 생각들이 떠오릅니다. 죽음도 죽음의 몫이아니라 현실에 속해있는 현실의 몫이라는.....ㅎㅎ
김현길 신인님, 기회가 되시면 언제 오세요. 제주 바다 뿐만 아니라 제주의 아름다음을 자랑하게요. 행복한 하루 되시구요^*^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제주의 푸른물결이 눈에 선합니다
또한 강연옥시인님도 선하게 떠오르고요
문정식님의 댓글
![](http://sisamundan.co.kr/gnuboard/data/member/js/js9915.gif)
항상 환상적인 느낌...
강연옥시인님을 닮은 듯한 아름다움...
저도 제주의 깊이를 좀 더 느껴야 하는데...^^
건강하시길...^^
강연옥님의 댓글
![](http://sisamundan.co.kr/gnuboard/data/member/yo/younock04.gif)
저번 서울에서 뵜던 금동건시인님의 선한 모습이 떠오르네요.
문정식 시인님, 안녕하세요. 조지부장님이 서울에 오신 때
소식을 들었습니다. 건강하시지요? ^*^
신의식님의 댓글
![](http://sisamundan.co.kr/gnuboard/data/member/do/dorme47.gif)
몇년 전 친구들과
생애 첫 해외 나들이가 제주도였지요.
그 때
마라도에서 남쪽 멀리
전설의 섬 이어도를 생각하며
한정없이 눈길을 떼지 못하였습니다.
왜 그리 애틋한 마음이었는지...
아마도 삶과 죽음 저 편
그 무엇을 읽으려는 눈길이었나 싶습니다.
김춘희님의 댓글
![](http://sisamundan.co.kr/gnuboard/data/member/ch/chunheekim.gif)
전 고등 수학여행 때 가보고, 신혼 여행 가보고
지금은 나이듬에 한번 가 봤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가는 곳마다 신비롭고 전설이 묻은 제주도
환상의 도시임에는...
오영근님의 댓글
![](http://sisamundan.co.kr/gnuboard/data/member/da/dan198.gif)
늦게 뵙습니다.
시,음악, 깊은밤에 뵙습니다.
항상 건필 하시길...
김태일님의 댓글
![](http://sisamundan.co.kr/gnuboard/data/member/je/jejusea.gif)
바다는 바람을 집어 삼키려고 혓바닥을 낼름거리고,
바람은 그 혓바닥 위에서 묘기를 부리며 슬쩍 슬쩍 바닷 속을 엿보고... ^^
박민순님의 댓글
박민순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강연옥시인님
제주의푸른 물결이 이렇게도 생겼슴을 알려주시어 감사합니다
만나뵙게 되어반가웠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좋은 글 많이 생산하시기바랍니다
강연옥님의 댓글
![](http://sisamundan.co.kr/gnuboard/data/member/yo/younock04.gif)
신의식, 김춘희, 오영근, 김태일 그리고 박민순 시인님!!!!!!
즐거운 일요일을 보내셨는지요?
활기찬 한 주를 또다시 시작하시길 빌며 고운 밤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