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글쎄 그게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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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홍갑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5건 조회 1,245회 작성일 2007-04-15 09:30본문
아버지가 몇 해 전 돌아가신 후 연락이 안 됐던 아버지 친구분한테
모처럼 전화가 왔다,
어, 갑선이 아이가, 예, 맞는데유, 이게 얼마 마이가, 참 오랜마이다 야,
그래 직장은 잘 다니고 있제, 아, 그게 저, 작년 말에 명퇴했는데유
아, 그랬노, 정말 참 안 됐구나 야, 그래 그럼 지금 뭐하고 지내노,
별 하는 일 없이 그냥 집에서 놀고 있는데유, 거참 안 됐구나 야, 뭐라도 해야될텐데,
어머니는 잘 계시제, 예, 근데 아버지는 지금 옆에 계시노, 아, 그게 저,
안 계시는데유 그럼 어디 가셨노, 어디 일 나가셨노, 아, 그게 저, 아부지유
몇 해 전 고향땅으로 돌아가셨는데유 아, 그래, 자식들 놔두꼬 왜 갑자기
고향땅으로 돌아가노, 아, 그게 저 자식들이 극구 말렸는데도 인자 자식들이
다 컸응께 고향이 좋으시다고 고향땅에 파묻혀 지내신다고 고향으로 돌아가
셨는데유 아, 긍가, 그럼 아버지 휴대폰 전화번호라도 좀 가르켜주라 아, 그게 저,
어머니한테 맡기고 가셨는데유 아, 긍가, 그럼 아버지 사시는 곳 주소라도 좀
가르켜주라, 언제 한번 찾아가게, 아, 그게 저, 충남 부여군 부여읍 가증리
山 20번지 낙화암이 훤히 뵈는 곳에 계시는데유 아, 글쎄 그게 저...,
댓글목록
朴明春님의 댓글
朴明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그게 저.
샅샅이 안부는 참으로 아름다운 친구분 이신 듯
그래도 떠날 땐 말 없이 가고
죽마지우 라는 생각이 얼른 뇌리를 스치고
부친 친구를 만나고 마음 아팠을 홍 시인님 마음
능히 읽고도 남음입니다
영원히라는 말은 하기 싫어
'山 20번지 낙화암이 훤히 보이는 곳에 계시는데유'
그 곳에 영생불멸의 아버님으로 계시니
마음 깊은 곳에 훈시를 하며 언제나 ......
행복한 홍갑선 시인님 되십시오!!
업을 찾아서 즐거움 가득하십시오^^
김옥자님의 댓글
김옥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부모님의 나이에 가까워 질수록 더 많이 생각나고
후회가 되는것 같습니다
홍시인님 힘내시기 바랍니다
손근호님의 댓글
손근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홍갑선 시인님 아버님 빈소에 제가 그때 가서 고인의 명복을 빌었습니다. 부평 모병원이었는데.
고향땅에 가셨다는 글에. 저의 눈물까지 글썽입니다.
홍갑선 시인님 힘 내십시요..
김영배님의 댓글
김영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부모님 돌아가섰다는 말못하는
그심정 그누가 알아 주겠습니까
감사합니다.....
이월란님의 댓글
이월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전 읽으면서 <픽션>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더랬습니다.
정말 눈물 나는 장면인데도..
시인님의 어투에 <한국드라마>를 보는 것같아 자꾸만 웃음이 나왔습니다. 죄송해요...
좋은 곳으로 가셨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