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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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9건 조회 1,712회 작성일 2007-06-30 14:55본문
이 월란
심해의 고뇌를 삼킨 척
인고의 세월을 말아쥔 척
푸른 열손가락으로 내게 왔던 날
부서지자
저 암벽 아래 부서져 내리자
긁힌 등과 무릎을 마주보며 웃었지
서로의 둔덕이 되고저
가장 고귀한 보석으로 남고저
가장 천박한 모습으로 뒹굴며
피멍든 살갗도 몇 밤이면 지워내는 충직한 기억은
이제 우리편이 되어줄거라고
도적질 해 온 절박함의 이름으로 온전한 덫을 씌우고
신의 가슴으로 안아 준 암벽 아래 감탕으로 스러져
접붙인 나무가 되자고, 외진 섬이 되어 버리자고
곧 허기져 뛰쳐나올망정
2007.6.29
댓글목록
김영숙님의 댓글
김영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부서지자
저 암벽 아래 부서져 내리자
긁힌 등과 무릎을 마주보며 웃었지
........그래 철저히 부서져보자.
즐감하고 갑니다 시인님
이순섭님의 댓글
이순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무인도에 밀려오는 파도는 흰 거품 물고 말이 없지만 인간 사는 섬에 덮치는 파도 파란 흰색으로 다가와 발목을 적십니다.
파도는 인간에게 온몸 젖게하고 말없이 밀려가고 있습니다. 시인님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법문 박태원님의 댓글
법문 박태원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파도야, 무슨 노래를 부르는가
피맺힌 절규는 근원없는 그리움
스스로 자유로우면서 바람의 아들이 되었구나
흔들어 때리는 매운 손맛에
바위도 멍이 들었다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힘이 넘치는 글 뵙습니다
비내리는 일요일입니다
정유성님의 댓글
정유성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물너울의 잔상을 님에게 가르침을 받고...
한미혜님의 댓글
한미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장 천박한 모습으로 뒹굴며
피멍든 살갗도 몇 밤이면
조용히 다시 이겨내는 모습을
본 받아
새 힘을 내어
칠월에는 잘~~~ 살겠습니다
이은영님의 댓글
이은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늘 고우면서도 의미 깊은 시,
無知한 讀者의 눈으로 감상 잘 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김월란 시인님, 귀국 하셨나요?
그 동안 너무너무 바빠서 시인님 고국 방문하신 걸
알면서도 전화도 못 드렸습니다.
많이 뵙고 싶던 분이었는데요...
이제사 바쁜 일 한 숨 돌리고 여유가 되네요.
아직 귀국하지 않으셨으면 차 한 잔 대접하고 싶어요. ^^*
목원진님의 댓글
목원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전의 글을 덧글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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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에 서서
모래와 둑에
말려드는 물결 이어
내 아무리 흉내 내어
그릇에 너를 담아
던져 보지만
그대 밀고 오는 파도처럼
굴러가는 물 멍석
만들지 못하네
아래 바지 걷어올려
같이 서 어울리니
만졌다 놓았다
내 발 감싸 주어
발버둥 치여도
어김없이 밀려와
발목을 쓰다듬고
웃어 같이 놀아 준다
갈매기 기웃거려
무엇인가 거 둥 보나
우리는 물고기
갖고 있지 않으니
다른 곳에 가서
찾아 보면 어떠하니
그 말을 듣고 고양이
대답으로 물새 날아간다.
바다 멍석 말았다
다시 풀릴 때이면
사르르 철석
바위를 때리고
사르르 팔팔
내 몸을 어루만져
물거품 일어 세워
고운 방울 보여 준다.
같은 노래처럼
말아 풀고 튕겨
나가 밀리어
되돌아갈 때 부르는 노래
같은 노래 같지만
어느 하나같지 않아
고막에 살랑임은
땅에서는 못 듣는
자장가이어라
땅 위 세파에
밀고 썰려 가지만
같은 날 같은 어제
같은 오늘이 없구나
온 누리에 같이 얼려
오늘도 우리는
그 물결 속에서
착하고 성실하게
헤엄치고 싶다.
김석범님의 댓글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파도와 같은.. 푸른 멍이 든 고뇌속의 심층의 시로 가슴을 치고 받네요..
언제나 순풍만 있으리요 때론 역풍에 의해 심신이 단련되기도 하지요...
꼭꼭 되씹고 갑니다..